차량 훔치는 “기아 챌린지”에 일리노이 지역도 피해 막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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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시카고 지역에만 한달 반 새 640건 이상 도난 발생

 

기아차와 현대차 일부 연식의 시스템 취약점을 공략해 차량을 갈취하는 범죄가 미국 전역에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이로 인한 피해가 시카고 지역에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틱톡 등 SNS에서 이른바 “기아 챌린지” 또는 “기아 보이즈”로 불리고 있는 이 신종 범죄 수법은 2022년 이전에 생산된 현대·기아차 모델의 시동을 거는 부분에 USB케이블을 삽입해 차량을 갈취하는 방식이다. 현대·기아차는 해당 문제가 2022년 이후 생산 모델에는 개선되었다고 밝혔다.
시카고 지역방송사 CBS는 이달 초 2020년식 기아 스포티지를 도난당한 후아티나 블라록 씨의 사연을 전했다. 블라록 씨는 시카고 웨스트잉글우드에 위치한 자택에서 창문을 통해 보이던 자신의 차량이 순식간에 범죄의 대상이 됐다고 말했다. 일요일 한낮에 발생한 이 도난사건으로 그는 매달 가까스로 할부액을 납부하던 차량이 없어져 큰 여러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범죄가 발생한 날에 비가 오고 있었다며 차량을 실내에 주차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 교외 지역 대부분을 차지하는 쿡 카운티 내에서 지난 7월 1일부터 이번달 10일까지 발생한 현대·기아차 도난 범죄는 642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74건에 비하면 7.5배 증가한 수치이다.
쿡 카운티 보안관 톰 다트는 경찰 당국이 범죄 예방과 수사에 집중하는 한편 시민들이 해당 범죄 수법을 알고 경각심을 놓지 않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내린 경계경보에서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지역에서 늘어나고 있는 차량 도난 범죄가 SNS에 유행 중인 “기아 챌린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또한 해당 범죄가 주로 시동버튼이 있는 차량보다는 열쇠로 시동을 거는 차량에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된다고 보안관 측은 전했다.
지난 2019년부터 미국 곳곳에 등장하기 시작한 이 범죄 수법으로 인해 텍사스, 아이오와 주 등에서는 시스템에 결함이 있음에도 문제를 방치한 현대·기아차에 집단 소송이 제기된 상태이다. 일리노이주와 인접한 밀워키 시에서는 지난해만 5천 7백여 대 이상의 현대·기아 차량이 도난당한 바 있다.
해당 문제점에 대한 리콜 여부 등이 불투명한 가운데, 제조사 현대·기아차 및 지역 경찰 당국은 도난에 취약한 차량의 운전자들이 시스템 부동화 장치(immobilization device) 등을 구매, 설치하고 도난시 빠른 수색을 위한 동의서에 미리 서명할 것을 권고했다. 이 동의서를 제출하면 잠재적 도난을 방지할 수 있는 차량 부착 스티커도 받게 된다.
차량이 도난되었거나 도난이 의심될 경우, 본인이 가입한 보험사에 즉시 연락해 조치를 취해야 하며, 차량 관련 문의는 기아차 고객센터 800-333-4542 및 현대차 고객센터 800-633-5151를 통해 할 수 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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