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 700평’ 두바이 모래밭이 3,400만달러에 팔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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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섬” 외국인 큰손 몰려

3,400만달러가 넘는 거액에 팔린 ‘모래밭’이 있다. 아름다운 ‘바다 뷰(전망)’를 자랑하지만, 고급 아파트가 들어선 것도 아닌, 그냥 허허벌판이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호화로운 섬 ‘주메이라 베이’의 모래사장 얘기다. UAE의 토지 거래로는 역대 최고가 기록까지 세웠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 19일 두바이 주메이라 베이 내 2만4,500평방피트(2,276㎡·688평) 면적의 모래밭이 새 주인을 만났다. 화려한 펜트하우스나 호텔 하나 없는, 모래만 풀풀 날리는 땅인데도 매매 가격은 3,400만 달러(약 455억 원)에 달했다. 평방피트당 1,390달러꼴로, 한국 기준으로 보면 평당 6,500만 원 정도에 팔린 셈이다.

판매자는 2021년 이 모래밭을 133억 원 정도에 사들였던 영국 패션 브랜드 ‘프리티리틀씽’의 전 대표 우마르 카마니다. 고스란히 갖고만 있다가 2년 만에 세 배 이상(수익률 242%)의 값으로 되팔았다. 구매자는 ‘UAE 국적이 아닌 외국인’이라고만 알려졌을 뿐, 정확한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매입자가 해당 부지에 가족이 머물 별장을 지으려 한다고 전했다.

UAE의 최고가 토지 거래 기록도 깨졌다. 종전 최고가는 2,400만 달러였다. 이번 거래를 성사시킨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회사 ‘나이트 프랭크’는 “호화 빌라나 펜트하우스도 지어지지 않은 부지 자체만으로 이 정도 가격이 나온 건 놀라운 기록”이라며 “(주메이라 섬이) ‘최고의 섬’이란 위상을 다진 거래”라고 자평했다.

실제로 두바이에선 최근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활발하다. 2019년 말만 해도 두바이는 ‘부동산 거품론’에 시달렸다. 건축물 공급 과잉과 경기침체가 맞물리며 한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세가 이어졌다. 상황이 바뀐 건 2020년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덮친 ‘팬데믹’ 이후부터다. UAE는 코로나19 국면에서도 전면 봉쇄 대신 적극적인 백신 접종에 나서 외국인의 방문을 유도했다. 여기에다 낮은 세금 및 범죄율도 매력적 요소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