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반도체 불황…산업연구원도 올해 성장률 1.4%로 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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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치 6개월새 0.5%p 낮춰

국무총리실 산하 국책연구기관인 산 업연구원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GDP) 성장률이 1.4%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11월에 내놓은 예측(1.9%)보다 0.5%포인트 낮춰 잡았다. 반도체 불황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돼 수출 회복도 더딜 거라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은 30일 ‘2023년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누적 무역적자액을 353억달러로 예측했다. 당초 266억달러 적자를 예상했지만 이 역시 늘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동향·통계분석본부 연구위원은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생각보다 미미하고 반도체 수출 감소의 영향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 수출과 제조업 회복세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산업연은 반도체 불황에 대중 수출 위축, 글로벌 수요 둔화까지 겹치면서 올해 우리나라 수출 총액이 전년보다 9.1% 감소한 6,216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입은 국제 유가 하락과 환율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0.2% 줄어든 6,569억달러로 예상됐다. 국제 에너지 가격과 우리나라가 많이 수입하는 중간재 제품 가격의 하락을 전제로 내다본 수치다. 산업연은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260원대,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를 유지할 거라고 보고있다.

산업연의 추산대로면 사상 최대 적자를 보였던 지난해(-472억달러)에 비해서는 적자 액수는 줄지만 2년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한다. 하반기 전망도 밝지 않다. 산업연은 “고물가 및 금리 인상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기술 패권 경쟁 확산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세계 수요 회복을 제약하는 부정적 요 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다.

구체적으로 올 상반기 수출 효자 노릇을 했던 자동차 생산이 하반기에는 2.1%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도 올 해 상반기 30.9% 생산을 줄인 데 이어 하반기에도 전년 대비 20.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은 13대 주력 산업 중 이차전지(10.9%), 조선(73.6%), 철강(4.1%), 석유화학(1.1%)을 뺀 대부분 산업이 올 하반기 전년 대비 생산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수출 실적을 감안하면 산업연의 전망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20일까지 올해 무역수지 누적 적자액은 295억달러로 산업연의 상반기 전망액(293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