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은행권, 임금 올리며 직원 유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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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평균 임금 조사

올해 상반기 남가주 한인 은행 업계의 급여 인상이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두 은행 직원 임금이 10% 넘게 오르는 동안 중하위권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정체됐는데 이는 중장기적으로 은행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일 남가주 한인 은행 6곳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한 2분기 영업실적 콜리포트에 따르면 뱅크오브호프의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만5,39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6만5,026달러) 대비 15.94% 오른 것으로 6개 은행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뱅크오브호프의 1인당 평균 급여는 올해 상반기에 US 메트로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US 메트로의 경우 직원 수가 뱅크오브호프 대비 10분의 1수준에 그치는 것을 고려하면 가장 많은 급여를 주는 한인 은행은 사실상 뱅크오브호프가 된 것이다.

한미은행이 뱅크오브호프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급여 인상폭을 기록했다. FDIC에 따르면 한미은행의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는 6만 4,426달러로 전년 동기(5만7,732달러) 대비 11.59% 증가했다. 한미은행의 직원 급여는 한인 은행 업계에서 가장 적은 수준이었는데 이번 인상으로 키맞추기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 다만 아직도 한미은행의 1인당 평균 급여는 6개 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상반기 인상 폭이 컸던 만큼 앞으로는 1인당 평균 급여가 다른 은행들을 넘어설 가능성은 있다.

중소형 한인 은행들은 상반기에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보다 낮은 급여 인상폭을 기록했다. 오픈뱅크가 7.14%로 비교적 높았고 PCB(5.09%), US메트로(4.03%) 순이었다. 특히 CBB는 유일하게 상반기 1인당 평균 급여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CBB의 경우 같은 기간 직원 숫자도 17.09% 줄이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데 임금까지 줄이면서 조직 내 직원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보인다.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같은 대형 한인 은행 직원들의 임금이 전년 대비 10% 이상 오르는 과정에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직원 임금 격차는 은행 경쟁력 차이로 나타날 수도 있다. 한인 은행권 내에서도 이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더 많은 급여를 주는 은행으로 능력 있는 행원들이 직장을 옮기면 중장기적으로 신규 대출 창출 능력 등에서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팬데믹 이후 금융업계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나타나는 인력 유출은 은행 경영에 치명적일 수 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향후 경기 둔화 여부도 은행들의 인력 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 같다”며 “대규모 인력 감축 바람은 일단 꺼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