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십자가의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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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수
레익뷰언약교회 담임목사(시카고)

 

 

“내가 여러 번 너희에게 말하였거니와 이제도 눈물을 흘리며 말하노니 여러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원수로 행하느니라” (빌 3:18)

 

빌립보서를 통해 ‘항상 기뻐하라’고 가르치던 바울을 눈물짓게 만든 일이 있었는데 그 것은 빌립보교회 안에 십자가의 원수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반 도덕주의자, 혹은 반 율법주의자로 불리우던 이 들은 쾌락을 사랑하는 자들로서 복음의 자유를 오해하여 방탕한 생활에 빠져 있었습니다. 구원은 믿음으로 받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잘못된 신앙관을 갖고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욕되게 하는 타락한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바울은 이 들을 향해 안타까운 마음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십자가의 원수로 사는 자들의 “마침은 멸망”이라고 (빌 3:19a) 외치며 그들이 회개하고 돌아올 것을 간곡히 권면했습니다.

 

신앙생활을 한다면서도 실상은 십자가의 원수로 사는 사람들의 세가지 특징이 빌립보서 3장 19절에 기록되어 있는데 첫째로 “그들의 신은 배요”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배’는 인간의 육체적 욕망을 뜻하는 단어인데 ‘배’를 신으로 삼았다는 것은 마치 육체의 정욕이 하나님의 말씀인 것 처럼 무조건 ‘배’가 원하는 데로 좇아 행하는 무절제한 생활을 의미합니다. 만약 우리도 정욕과 욕망에 이끌리어 하나님을 순종하기 보다 쾌락의 유혹을 더 순종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바로 내가 십자가의 원수로 살고 있음을 깨닫고 회개해야 될 줄로 믿습니다.

 

십자가의 원수의 두번째 특징은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부끄러워 해야 할 것들을 오히려 자랑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당하게 이익 취한 것을 자랑으로 여기고, 죄 짓고 걸리지 않은 것을 기쁨으로 여기며, 마치 동성연애자들이 프라이드 퍼레이드 하듯이 죄와 허물을 즐거워하고 자랑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세번째로 십자가의 원수들은 “땅의 일만 생각하는 자”라고 했습니다. 구원 받은 자들은 하늘나라 시민들로서 본향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데 십자가의 원수들은 땅에 속한 자들이기 때문에 날마다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하며 이 세상의 쾌락과 명예와 재물만 생각하며 살다가 결국에 멸망하게 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마 6:33) 말씀을 통해 하늘의 일에 관심을 두고 살라고 명령하신 것입니다.

 

사도바울이 세운 빌립보교회에도 십자가의 원수들이 여러명 있었다면 오늘 날의 교회 안에도 십자가의 원수로 사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아니 남들이 문제가 아니라 혹시 내가 하나님 대신 내 ‘배’를 섬기며, 부끄러워 해야 할 죄와 허물들을 오히려 자랑으로 여기며, 오직 땅의 일만을 생각하는 십자가의 원수는 아닌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이 시간에도 우리를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하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며 죄의 길에서 돌이켜 거룩한 천국시민으로 살아가는 여러분과 제가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