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정상회담 27~28일 베트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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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연방의회에서 상원 의장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하원의 낸시 펠로시 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2019년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국정연설 ‘분열 해소·정치권 통합’

호전적 언사 없애고 부드러운 분위기

◎연설 요지
– 국경장벽 반드시 건설
– 현행 무역정책 뒤집어야
– 사회기반 시설 재건
– 터무니 없는 약값 시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일 국정연설을 통해 분열 해소와 정치권의 통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35일간의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를 불러왔던 국경장벽 문제와 관련, “장벽은 세워져야 한다”며 건설 의지를 다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국정연설을 통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오는 27일과 28일 이틀간 베트남에서 열릴 것이라고 공개했다.

집권 3년차를 맞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의회 하원 회의장에서 연방 상하원 의원들과 행정부 각료 및 청중들이 모인 가운데 전국으로 생중계된 국정 연설에서 “우리는 오랜 분열을 해소하고 오랜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마련해 나갈 수 있다”며 이같이 정치권의 통합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오늘밤 제시할 어젠다는 공화당의 어젠다도 민주당의 어젠다도 아니다. 이는 미국 국민의 어젠다”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정연설 후반부에 외교 정책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나는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좋은 관계에 있다”며 “나는 김 위원장과 2월 27일과 28일 베트남에서 다시 만날 것”이라고 2차 미북 정상회담 일정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감한 새 외교정책의 일환으로 우리는 한반도에서의 역사적인 평화 정착 노력을 적극 추구해왔다”며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오고 핵실험이 중단됐으며 지난 15개월 간 미사일 발사가 전혀 없었다. 내가 미국 대통령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우리가 북한과 전쟁상태에 돌입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라며 이같이 발표했다.

국경 장벽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단순한 콘크리트 장벽이 아니라 스마트하고 전략적인 강철 장벽을 세우자는 것”이라며 “장벽한 국경수비요원들이 가장 필요하다고 요구하는 구간들에 세워질 것이며, 불법 밀입국을 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장벽은 효과를 발휘할 것이고 생명을 살릴 것”이라며 “함께 협력해 협상을 통해 미국을 진정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딜을 성사시키자”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민 제도와 관련, “우리는 시민들의 생명과 일자리를 보호하는 이민 제도를 만들어야 할 도덕적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밖에도 “지난 2년간 행정부는 수십년간 양당 지도자들이 방기했던 문제들을 긴급하고 신속하게 해결하기 위해 움직여왔다”며 “지난 24개월간의 빠른 진전을 거쳐 우리의 경제는 세계적 부러움의 대상이 됐고, 우리의 군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하며, 미국은 날마다 승리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리의 엄청난 경제적 성공을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지난 수십년간 재앙을 초래해온 무역 정책들을 뒤집는 것”이라며 “양당 모두 미국의 허물어지는 사회기반 시설을 위대하게 재건해 내기 위해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민들이 똑같은 곳에서 제조된 똑같은 약을 구입하면서 다른 나라 국민 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이는 잘못된 것이자 불공정한 일이다. 우리 함께 이를 멈추게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5일 연방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19년 국정연설은 열띤 분위기 속에 예정된 시간인 1시간을 훨씬 넘기며 지속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LA시간 오후 6시 연설장에 입장해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며 환영을 받은 뒤 약 1시간30분 동안 연설을 통해 미국이 직면한 모든 의제에 대한 정책 의지를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의 핵심 이슈로 ▲정파를 넘어선 통합과 협력 ▲안전하고 합법적인 이민 시스템 ▲미국의 일자리 보호하기 ▲미국을 다시 세우기 ▲헬스케어와 처방약 가격 낮추기 ▲미국의 안전을 위한 국경장벽 건설에 협력하기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 등이 제시됐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국정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호전적인 분위기였던 이전 발언들과는 다를 것이라고 전했고, 실제로 이날 국정연설은 부드럽게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 이야기들은 모든 미국인들을 하나로 뭉치게할 것”이라며 “그들 각자에게는 고통스러울수도 즐거울수도 희망적일수도 있지만 모든 미국인들이 함께 모이게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성이 ‘트럼프’여서 괴롭힘을 당한 10대 소년과, 유명 방송인 킴 카다시안 웨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간청한 끝에 종신형에서 감형돼 풀려난 60대 마약사범 등을 5일 열린 국정연설장에 게스트로 초청했다.

백악관이 TV를 통해 중계하는 새해 국정연설에 초대되는 시민은 보통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을 홍보하는 사례로 활용되는데 여기에 이들을 포함해 총 13명이 선택된 것이다.

이날 국정연설장에서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옆자리에 앉은 초청자들 중 조슈아 트럼프라는 중학생은 트럼프 대통령과 성이 같다는 이유로 몇 년간이나 왕따를 당해 왔다. 조슈아의 부모는 아들을 다른 학교로 전학까지 보냈지만, 이름만 부르면 같은 반 아이들이 심하게 웃으며 놀려대는 바람에 지난해 조슈아가 소속된 델라웨어주 지역 교육 당국에서 돕기 위한 조처를 할 정도였다.

왕따 예방은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해 5월 시작한다고 밝힌 아동 복지 증진을 위한 ‘비 베스트’(Be Best) 캠페인의 핵심 내용이다.

또 1996년 마약 밀수로 종신형을 받고 20년 넘게 수감됐다가 지난해 특별 감형으로 석방돼 이번에 초대된 앨리스 마리 존슨(63)은 마약사범에 대한 판사의 형량 결정 재량을 확대하려는 트럼프 정책의 수혜자다.

석방 과정에서 카다시안이 백악관을 직접 방문해 트럼프를 만나 존슨의 감형을 비롯한 사법제도 개혁을 논한 사실이 화제가 됐었다. 결국 지난해 말에는 일부 마약사범의 형량을 낮추고 판사의 형량 결정 시 재량권을 넓히는 골자의 ‘첫걸음 법’(First Step Act)이 통과됐다.

백악관은 이들 외에도 불법 이민자에 의해 피살당한 부부의 일가친척 3명, 미 국가안보국(NSA) 밀입국 담당 부서 특별요원, 지난해 10월 있었던 피츠버그주 유대회당 총기 난사 사건 현장에서 총격을 입어 부상한 경찰 특수기동대(SWAT) 대원 등을 초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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