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목소리 커지는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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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하원의원 절반 육박···탄핵결의 필요 의석엔 태부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를 시작하자고 요구하는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숫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트럼프<사진/AP> 대통령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을 2년 넘게 수사한 로버트 뮬러 전 특검이 지난 24일 처음으로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진술한 이후 탄핵 목소리가 더욱 고조됐다. AP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235명)의 절반에 가까운 114명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이미 공화당에서 탈당해 ‘반 트럼프’ 대열에 동참한 무소속 저스틴 어마시(미시간) 의원을 포함하면 하원내 탄핵파는 115명에 이르는 것이다. 이는 지난 17일 민주당 앨 그린(텍사스) 의원이 하원에 제출한 트럼프 대통령 탄핵 결의안 관련 표결에서 불과 95명이 ‘탄핵 추진’에 표를 던진 것과 비교하면 2주 새 20명이 늘어난 수치다.

AP는 “지난주 뮬러 특검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후 민주당에서 약 20명의 하원의원과 상원의원 2명이 (탄핵 추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전날 자체 집계에서 112명의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 개시에 찬성 입장을 내놨다고 보도하면서, 뮬러 특검의 청문회 진술이 많은 민주당 의원에게 동참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하원에서 대통령 탄핵소추안 결의에 필요한 최소 의석인 218석에는 아직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원 의석 분포상 만약 다수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모두 탄핵 추진에 힘을 싣는다면 적어도 하원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할 수 있다. 하지만 민주당 1인자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동력 부족’을 우려하며 부정적인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인 상원(100석)에서는 탄핵안이 부결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탄핵안은 상원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섣불리 탄핵 추진에 나섰다가 역풍을 초래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만 결집해주면 내년 대선 판도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칠 수 있다는 것이 펠로시 의장의 판단이다. 펠로시 의장은 “나는 그가 탄핵당하는 걸 보고 싶지 않다. 그가 감옥에 있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탄핵이 아니라 사법부의 심판을 받도록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AP통신은 8월 한 달인 의회의 여름 휴회 기간이 탄핵 정국의 새로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봤다. 이 기간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구에서 주민 여론을 집중 수렴하는 데다, 휴회 이후로는 정치권의 관심이 내년 대선 레이스에 급속히 쏠리기 때문에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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