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만난 바이든·샌더스 사이로 떠오르는 워런

0
840
엘리자베스 워런 후보가 지난 4일 LA에서 열린 노동조합 후보 발표회 행사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AP]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지지율 28%로 본격 상승세
바이든‘우크라 스캔들’ 악영향, 최고령 샌더스는 심근경색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내년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후보들 가운데 한 자릿수 지지율에 머물던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연방상원의원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 위기로 몰아넣은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민주당 후보 중 가장 앞서가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워런 의원이 민주당의 ‘간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경선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연방상원의원의 건강 문제가 불거지면서 워런 의원의 기세는 더욱 심상치 않은 분위기이다. 워싱턴 정가는 탄핵정국의 혼란 속에 홀로 치고 나가기 시작한 워런 의원에 본격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정치 전문 매체 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드위치’ 신세에 빠졌다고 5일 전했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연관 지으려 노력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수백만 달러를 들여 아이오와·뉴햄프셔·네바다·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서 바이든 부통령 관련 의혹을 확산시키기 위한 TV 광고 작전을 펼치고 있다고 힐은 덧붙였다.
샌더스 의원은 최근 심근경색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건강 문제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AP통신은 4일 샌더스 선거캠프가 이날 주치의 성명을 통해 “샌더스 의원이 1일 유세 도중 가슴 통증을 호소해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19명 중 최고령(78세)인 만큼 건강 문제는 오는 15일 4차 민주당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주요 쟁점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일로 선거전에서 ‘고령’에 대한 논의가 피할 수 없는 이슈가 됐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민주당 상위권 대선 주자인 바이든 전 부통령은 76세, 워런 의원은 70세이며 트럼프 대통령도 73세로 양당 주요 후보들은 모두 70대다.
민주당 경선에서 선두권을 달리고 있던 두 후보에게 악재가 닥치면서 워런 의원에게 반사 이익이 돌아오고 있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샌더스 의원은 물론 바이든 전 부통령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젊은’ 나이인 데다 건강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으며 바이든 전 부통령처럼 권력형 외압 의혹에도 휩싸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세밀한 정책 기획력이 뒷받침되면서 워런 의원의 저력이 돋보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현재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내놓은 정책이 10개에 불과한 반면, 워런 의원은 출마를 공식화한 지난 1월 이후 1주일에 한 개꼴인 45개의 정책을 내놨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워런 의원의 지지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몬머스대 조사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지난 1월 조사에서는 민주당 성향 등록 유권자 중 8% 지지를 얻는 데 그쳤으나 5월 10%대로 진입한 뒤 급격히 상승해 9월 말 조사에서는 28%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30% 안팎의 지지를 꾸준히 얻어 오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세가 8월 들어 10%대로 꺾이면서 워런 의원의 상승세는 두드러진다. 샌더스 의원이 10% 중후반에서 20% 중반 사이 지지에서 정체된 것과도 차이를 보인다.<김진욱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615 Milwaukee Ave Glenview, IL 60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