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보행 중 텍스팅’ 멈출 수 있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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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Glenn Harvey/뉴욕타임스]

걸으면서 메시지 보내는 ‘트워킹’ 확산
“정보추구 본성에서 비롯된 중독적 행위”
전화기는 꺼내기 어렵게 가방 속에 넣고
비업무적 알림은 대부분 꺼놓는 게 좋아

당신이 걷고 있는데 어떤 생각이 떠오른다. “전화기를 확인해 봐야겠네.” 당신 주머니에서 전화기가 나온다. 당신은 메시지를 찍는다. 길을 건널 때도 당신 눈은 스크린에 고정돼 있다. 우리 모두는 ‘트워킹’(twalking)이라 불리는 이런 종류의 부주의한 보행을 한다. 이런 행동들 때문에 정치인들 사이에 걸으면서 텍스팅 하는 것을 불법으로 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호놀룰루와 아이다호 렉스버그 같은 일부 도시들은 말로만 끝내지 않고 부주의한 보행을 불법으로 금지시켰다.

지난 해 미국에서 숨진 보행자 수는 1990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부주의한 운전자들과 더욱 커진 자동차들이 주범이다. 그러니 스크린에 눈을 고정하고 걷는 것은 안전할 수가 없다. 예방가능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비영리기관인 전국안전위원회의 통계 담당자인 켄 콜로시는 “연구 상으로 이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고 상식적으로도 그렇다”며 “결코 피해자를 탓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개인적 책임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나는 신경과학자들, 그리고 심리학자들과 대화를 나눠봤다. 이들은 모두 보행 중 텍스팅이 중독적 행위라는 견해를 보였다. 하지만 이 글은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게 아니다. 왜 우리는 전화기에 집착하고 위험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는지, 그리고 테크놀러지가 우리를 통제하기 전에 어떻게 우리가 이것을 통제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볼 좋은 시간이다.

■우리는 왜 텍스트를 하면서 걸을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정보추구 생명체이다. 우리가 주기적으로 전화기를 체크할 때 우리는 ‘올 유 캔 잇’ 정보 뷔페에서 가벼운 식사를 하고 있는 것과 같다. 정보를 추구하는 우리의 성향은 동물들이 생존을 위해 식량을 찾던 행동에서 진화한 것이라고 ‘산만한 마음: 하이텍 시대의 원시 뇌’를 쓴 신경과학자 애던 가잘레이는 말한다. 많은 연구들은 우리 뇌가 정보를 받았을 때 보상을 받은 것처럼 느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더 많은 정보를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먹고 난 후 식욕이 물리는 것과 비슷하다.
어떤 면에서 스마트폰은 정보를 찾는 생명체들이 저항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다. 가잘레이 박사는 비유를 든다. 아마도 한 동물은 자기가 있는 나무에서 다음 나무로 건너가기 전에 나무의 모든 열매를 모으려 들 것이다. 동물들은 다음 나무로 갈 경우의 비용과 머무는 것의 이점이 줄어드는 것 사이에서 비교를 한다. 인간들과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이메일과 텍스트 메시지, 앱을 옮겨 다니는데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 “다음 나무는 바로 거기에 있다. 다음 웹페이지에 접속하는 것이 그렇다. 다음으로 옮겨가기 위해 열매들을 모두 소진할 필요가 없다”고 가잘레이 박사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이클에 빠진다. 그렇다면 어떤 지점에서 중독이라 여길 수 있을까. 항상 전화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중독이라 할 수는 없다고 USC 예방의학 교수인 스티븐 수스맨은 말했다. 할 일이 많은 직업 같은 외적 압력들은 수시로 전화기를 확인하도록 강요한다. 그러나 단지 기분을 좋게 하려 기기들을 수시로 체크한다면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징후일 수 있다.
중독의 다른 시그널은 다른 일을 해야 할 때조차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려있는 것이다. 보다 더 분명한 징후는 전화기가 당신으로부터 떨어져 있을 때 일어난다. “당신이 산에 올라가는 바람에 접속이 되지 않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 치자. 당신은 안도감을 느끼는가 아니면 빨리 산을 벗어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가. 만약 후자라면 당신은 중독 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수스맨 박사는 말했다.

■위험을 둘러싼 논쟁
그렇다면 부주의 보행은 얼마나 위험한가. 그 답은 “아직 분명치 않다”이다. 부주의 보행은 비교적 새로운 연구 분야다. 이런 행위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관한 연구가 별로 없다. 일부 연구들의 결과는 서로 상충되기도 한다. 올해 뉴욕시 교통국은 뉴욕과 전국의 보행자관련 사고 데이터를 포함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부주의 보행과 보행자 사망 및 부상 사이의 구체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전국안전위원회는 뉴욕 연구가 인용한 전국 데이터는 보행자들이 사고를 당했을 당시 다른 일을 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2013년 메릴랜드 대학이 수행한 연구의 보고서를 펴냈다. 이 연구는 2000년부터 2011년 사이 걸으면서 통화를 하다 응급실로 실려온 경우가 수백 건에 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 원인은 낙상이었다. 부주의 보행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지만 텍스팅을 하면서 걷는 것이 주위를 살피며 걷는 것보다 덜 안전하다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
걸으면서 텍스팅을 함으로써 위험한 상황에 빠지지 않으려면 걸으면서 동시에 텍스팅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항상 말보다 실천이 어려운 법. 테크 사용을 억제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몇 몇 전문가들은 자기통제를 연습해볼 것을 권유한다. 임상 심리학자인 멜라니 그린버그는 다음 질문들을 해봄으로써 스스로의 마음을 좀 더 들여다보는 연습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것은 지금 해야만 할 가장 중요한 일인가 ▲나는 내 운명을 통제하고 있는가 아니면 테크놀러지가 그걸 통제하도록 만들고 있는가 ▲내 자세는 어떤가. 내 몸에 스트레스를 주고 있지 않은가 ▲스스로 해를 초래하고 있지는 않은가.
기기 접근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가잘레이 박사는 말한다. 좀 더 꺼내기가 어렵도록 주머니가 아닌 가방 속에 전화기를 넣고 다닐 수 있다. 전국안전위원회는 보행자가 전화기를 확인할 일이 생기면 걸음을 멈추고 안전한 곳에 서서 하라고 권고한다. 이어폰을 쓸 경우 볼륨을 줄일 것도 조언한다. 전직 애플 엔지니어인 크리스 마르셀리노는 전화기 세팅으로 가서 일과 관련된 앱을 제외한 모든 알림(notification)을 끌 것을 권고한다. 당신의 삶에 별로 필요치 않은 것들이라는 얘기다. 아이폰이나 앤드로이드 폰의 ‘do not disturb’ 같은 도구들을 사용해 알림을 일시적으로 잠재울 수도 있다.<By Brian X. C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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