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폭행까지···아시안 대상 인종차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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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역에서 코로나19 관련 아시안 대상 인종차별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매사추세츠주 아시안 단체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AP]

코로나19 관련 2주새 1,000건 이상 신고돼
편의점 찾은 한인 화장실 못쓰고 쫓겨나기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아시안 인종차별 및 혐오범죄가 계속되고 있으며, 한인들도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아시안 권익단체인 ‘아시아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가 개설한 신고 웹사이트에는 지난 2주간 1,000건 이상이 보고된 상황이며, 한인들의 피해 사례도 다수를 차지했다.

A3PCON에 따르면 최근 한 71세 한인은 캘리포니아에서 I-5 프리웨이를 이용해 장거리 운행 중 비도심 지역에서 한 편의점에 들렸는데, 화장실 이용을 요청하자 편의점에서 쫓겨났다. 한 아시안은 지나가던 주민이 “아시안 때문에 직장을 잃었다”며 밀치는 바람에 크게 넘어져 허리, 목, 손이 다쳤다. 또 한 아시안 부모는 아이와 함께 공원에 산책을 나갔다가 한 백인으로 부터 “모든 사람을 아프게 하는 아시안 아이를 집으로 데려가라”고 거세게 항의하는 봉변을 당해 신고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지나가던 타인종으로부터 심한 욕설과 함께 “아시안이 너무 많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라는 고함을 듣기도 했다.

이외에도 아시안이 운영하는 업소에 대한 기물 파손이나 직장 내 따돌림 등도 빈번히 보고되고 있다고 A3PCON 측은 밝혔다. 이같은 피해는 성인뿐 아니라 미성년들까지 대상이 되고 있는데 A3PCON 관계자는 “샌퍼난도 밸리의 한 아시안 중학생이 친구들로부터 ‘코로나19’ 확산이 아시안 때문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구타를 당한 사건도 발생했다”고 전했다.

A3PCON는 아시안 혐오·차별 신고 사이트를 지난달 19일 개설했는데, 이후 4월 1일까지 2주간 총 1,135건의 사례가 접수됐다고 3일 밝혔다. 신고가 몰린 첫 1주간(본보 3월 28일자 보도)보다는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가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종별로는 중국계가 전체 피해 사례의 40%를 차지한 가운데, 한인이 15%로 두 번째로 많았다. 한인 피해 사례가 약 170건에 달하는 셈이다.

전체 신고 사례를 피해 유형별로 나눠보면, 욕설, 모욕, 차별적 의미가 담긴 발언 등의 ‘언어적 괴롭힘’(Verbal Harassment)이 약 70%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의도적 회피, 신체적 폭력, 피해자를 향해 기침하거나 침뱉기, 업소 출입 금지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주별로 캘리포니아가 42.90%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연령별로 나눴을때 미성년자도 전체 피해 사례의 6.3%를 차지했다.

일부 전문가에 따르면 피해를 당했을 경우 ▲사건 발생 일시, 장소 ▲목격자 이름과 연락처 ▲사건 관련 영상이나 사진 등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이후 경찰이나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국(www.dfeh.ca.gov) 등으로 직접 신고해도 되고, 관련 지원 단체에 도움을 요청해도 된다.<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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