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참석 없는’온라인 주총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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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회장이 지난 2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AP]

수만명 몰리던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총
코로나에 버핏 등 몇명만 참석, 온라인 중계
뱅크오브호프도 내달 9일 첫 온라인 개최

미국의 다국적 지주회사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은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주주 참석 없는’ 주총을 개최했다.

본사가 있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매년 수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축제처럼 치러쳤던 버크셔해서웨이의 연례 주총이 올해는 지난 2일 버핏 회장, 찰리 멍거 부회장과 수명의 관계자만 참석했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은 이날 주주들에게 온라인으로 중계되었다.

코로나19가 결국 기업 및 금융권의 주총 트렌드도 온라인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버핏 회장은 4월27일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통해 “대규모 주총으로 인해 참석자들은 물론 지역 사회의 건강에 위험이 될 수 있다면서 ‘주주참석 없는 주총’ 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18일 시애틀에서 열린 스타벅스의 연례주총도 온라인 주주총회로 열린 바 있다. 스타벅스의 연례 주총은 무료 커피가 제공되는 등 이유로 수많은 사람이 몰리는 행사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트렌드는 한인은행 주주총회도 마찬가지이다. 매해 한인타운의 호텔 등에서 은행이사회와 은행직원, 일반 주주 등 백여명안팎의 관계자들이 모여서 진행했던 한인은행 주총도 올해는 온라인으로 변경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뱅크오브호프가 내달 9일 본점에서 온라인으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한인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일반 주주들의 참석없이 온라인으로 주총이 열리는 셈이다. 뱅크오브호프의 박인영 부행장은 “코로나19의 여파로 건강과 안전을 고려해 올해 주총을 온라인으로 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날 주총에 이사들은 온라인으로 참석하게 되며 은행의 투자관계 직원과 IT관계직원만이 케빈 김 행장이 주재하는 주총을 보좌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10일 옥스퍼드 팔레스 호텔에서 주총을 예정하고 있는 한미은행의 경우 현재 온라인 주총과 오프라인 주총 두 가지 방안을 놓고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은행의 염승은 부장은 “일단 온라인으로 주총을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현재 준비중에 있다”고 밝히고 “어느 쪽이든 결정이 되는 대로 웹사이트를 통해 바로 이 사실을 공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퍼시틱 시티 뱅크의 경우 오는 28일 본점에서 열리는 주총을 그냥 오프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퍼시픽 시티 뱅크의 헨리 김 행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오피스에서도 사회적 거리 간격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참석인원을 이사진 8명과 필수직원으로 제한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오픈 뱅크가 오는 여름, 커먼웰스 비즈니스 뱅크와 US 메트로 은행이 오는 가을 주총을 예정한 가운데 그때 상황에 맞춰 온라인으로 할지 오프라인으로 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오프라인에서 열리는 주총을 온라인 주총으로 대체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현상이 확산되면 경영진과 이사회에 대한 감시를 하는데 사각지대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오프라인 주총장에서 병에 걸리는 바람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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