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공포’ 습격···30년래 최악 대기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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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주와 서부 해안 전역이 동시다발적 산불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오리건주 세일럼 시티 상공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있다.[로이터]

LA스모그·산불대란
호흡기질환 등 악영향
가주 28건 등 서부산불
야외활동 등 자제를

마치 재난영화 속 한 장면을 방불케 하는 ‘잿빛 공포’다.

남가주를 비롯해 캘리포니아 전역과 오리건에 이르기까지 미 서부해안 지역에 최악의 산불 대란이 벌어지면서 산불 피해가 급증하고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재와 연기가 확산되면서 대낮에도 하늘이 온통 어두컴컴하고 잿빛으로 물든 상황이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LA 상공의 스모그 현상도 거의 30년래 최악 상태를 나타내 어린이와 노약자는 물론 건강한 성인들까지도 대기 중 유해물질로 인한 호흡기 질환 등 건강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10일 현재 캘리포니아주에서만 28건의 산불이 진행되는 등 오리건과 워싱턴주까지 서부 해안 주들을 동시다발적으로 집어삼키고 있는 화마에 4,000여 채에 육박하는 시설물이 소실됐고 총 14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엔젤레스 국유림 인근에서 발생한 ‘밥캣 산불’은 10일 오전까지 2만3,890에이커를 전소시키며 진화율은 0%에 그치고 있고, 샌버나디노 카운티의 엘도라도 산불’도 1만2,610에이커로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특히 북가주 지역에서는 하늘이 붉게 물들면서 으스스한 분위기가 마치 ‘핵겨울 같다’, ‘화성 같다’는 반응들이 쏟아져 나왔다.

남가주 전역에 매캐한 잿빛 대기오염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10일 남가주 대기관리국(SCAQMD)에 따르면 LA 다운타운의 8시간 평균 오존 레벨이 지난 1994년 이후 최악인 118ppb의 ‘매우 나쁨’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기상 당국은 이같은 상황이 “노동절 주말부터 최악의 폭염으로 인한 열기와 산불에 따른 오염된 대기를 순환시켜줄 바람도 많이 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 기상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을 수도 있다고 밝히고 있다.

보건 당국은 산불로 인해 대기에 떠다니는 재와 미세먼지 등 물질들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며 불필요한 야외활동 자제, 창문과 문 닫기, 실외공기 사용 에어컨 틀지않기, 흡연 자제 등을 권고했다.

시더스 사이나이의 폐 전문의 잽 모세니파 박사는 “지난 며칠간 기침, 호흡곤란, 가슴 압박 증세를 느끼는 환자가 눈에 띄게 급증했다”며 “기존에 천식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대기질이 나쁠 때 단 5분도 밖에 나가있으면 안 되고, 고령자, 임산부, 아이들도 위험하다”고 경고했다.<구자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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