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에서 쏜 美·日 미사일, ‘北 가상’ ICBM 요격 실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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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공동개발 ‘SM-3 블록 2A’
美 이지스함, 하와이 연안서 발사
대기권 밖서 ‘모의 ICBM’ 요격
“실전 배치 땐 대북 억지력 강화”
日 “12년간 개발$ 기술 결정체
내년 이후 日 배치 계획 잡혀”

미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한 신형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요격하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8일 보도했다. 실용화할 경우 북한 등의 미 본토 공격 가능성에 대해 억지력 향상이 기대되는 동시에 일본도 미사일 위협을 명분으로 배치를 서두를 전망이다.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은 17일(현지시간) 미일이 공동개발하고 있는 신형 요격미사일 ‘SM-3 블록 2A’가 모의 ICBM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SM-3 블록 2A의 ICBM 요격 실험이 성공한 사례는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후 8시쯤 태평양 도서국가인 마셜제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시설에서 북한 ICBM으로 가정한 발사체를 발사했다. 이를 하와이 북동연안에 전개하고 있는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존핀이 SM-3 블록 2A를 발사해 대기권 밖 우주공간에서 요격에 성공했다.

미국은 ICBM 요격 체제로 알래스카주와 캘리포니아주 서부에 지상배치형 요격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 향후 해상의 이지스함에서 ICBM을 요격할 수 있는 SM-3 블록 2A가 실용화할 경우 북한 등이 미 본토를 겨냥한 ICBM 공격에 대한 방위능력과 억지력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존 힐 MDA 국장은 실험 후 성명을 통해 “중요한 성과로서 향후 미사일방어체계 개발 계획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톰 카라코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사업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번 시험 성공으로 미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맞설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얻었다”며 “첫 번째 단계에서 알래스카에 배치된 지상 발사형 요격미사일로 맞설 수 있고 두 번째 단계로 이지스함에 탑재한 요격미사일로 요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SM-3 블록 2A는 12년에 걸쳐 미일 공동 개발로 완성한 것”이라며 내년 이후 일본 배치 계획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거리에서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이번에 그 수준을 뛰어넘어 ICBM 요격에 성공했다”며 “뛰어난 미일 기술의 결정체인 미사일의 높은 신뢰성과 성능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을 거론하지 않은 채 배치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 탄도미사일 위협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지상배치형 미사일 방어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사업을 중도 포기하면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이지스함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쪽으로 결론 내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SM-3 블록 2A는 미국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이 공동 개발했으며 2,200억엔(약 2조3,300억원) 이상의 개발비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도쿄= 김회경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