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속 다른 백신 접종도 소홀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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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Chris Lyons/뉴욕타임스]

면역력 떨어지고 질환에 취약한 노년층
독감은 물론 대상포진·간염 등 맞아야

팬데믹 위기 속 많은 노인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기다리고 있지만 일반 백신 접종은 건너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현명하지 않은 생각이라고 입을 모은다. 캘리포니아 버클리 지역 은퇴교사인 페기 스테인(68)은 올해 독감예방 주사를 맞지 않았다.“코로나로 엄청나게 조심하고 있는데 어떻게 독감에 걸릴 수 있을까” 이것이 스테인이 주장하는 추론이다. 캐런 프리먼은 74세이지만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대학교 행정직에서 은퇴한 프리먼은“수년 동안 대상포진 접종거부를 했지만 괜찮았다”고 말했다.

뉴욕 웨스트 헤브론 지역 농장에서 살고 있는 쉴라 블레이스(66)는 섬유 아티스트로 성인들이 일반적으로 접종하는 어떤 백신도 맞은 적이 없다. 독감에 걸린 적도 없다. 블레이스는 “나는 내성적이어서 농장을 거의 떠나지 않는데 어디에서 바이러스나 질병에 노출될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보건 당국은 노인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기다리는 동안 나이가 들면서 면역체계가 약해지는 성인에게 권장되는 다른 백신 접종을 포기하거나 잊어버리거나 두려워하거나 모르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 성인 예방접종 담당 램 코파카 박사는 “이런 상황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마다 시니어들을 대상으로 예방 가능한 전염병으로부터 스스로 보호하라는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지만 지난 10년 동안 독감으로만으로 매년 1만2,000에서 6만1,000명의 미국인이 사망했으며 그중 대부분은 65세 이상이고 병원에 입원한 환자는 14만 명에서 81만 명에 이른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은 또 다른 문제를 가져왔다. 현재 병원 병상들은 코로나19 환자들로 빠르게 채워지고 있고 의료 시스템은 마비수준이며 의료진들도 과로로 지친 상태다. 에모리대학교 전염병 전문가인 나딘 루파엘 박사는 “의료 시스템이 얼마나 과중된 상태인지 아는 것, 그리고 예방이 바로 핵심”이라며 기록적인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데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질병 때문에 병원에 사람들이 가겠냐며 반문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노인들보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잘 실시해왔다. 2017년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성인의 약 3분의 1이 지난 1년 동안 독감예방 접종을 하지 않았고 약 30%는 폐렴구균 백신을 맞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최근 대상포진 예방백신을 맞는 비율이 증가했지만 2018년까지 60세 이상 인구의 34.5%만이 접종을 했다.

코파카 박사는 백인과 흑인 및 히스패닉의 백신 접종 비율을 비교해 보면 오래 전부터 너무 큰 차이가 있다며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비 히스패닉 백인의 약 40%가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받았지만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2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아마비에 대한 두려움과 백일해를 기억할 수 있는 그룹은 젊은층 그룹보다 예방접종을 주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심각한 바이러스성 질병을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과는 다른 예방 접종개념을 갖게 될 것”이라고 코파카 박사는 말했다.

지난달 초 카이저 패밀리 파운데이션이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30~49세 사이 연령층의 36%가 확실히 맞을 것이라 답한 반면 65세 이상은 15%만이 확실히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앞서 언급한 스테인, 블레이스 및 프리먼은 모두 코로나19 백신을 기꺼이 맞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백신 외 다른 백신 경우 접종률은 현격히 떨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심각한 질병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왜 이같이 접종률 차이가 날까? 내과의사를 비롯 의사들이 소아과 의사들만큼 효과적으로 백신을 홍보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밴더빌트대 전염병 전문가 윌리엄 새프너 박사는 설명했다. 한 명의 소아과 주치의에게 진료를 받는 아동들과 다르게 다양한 과에서 진료를 받는 고령층 환자는 언제 어떤 주사를 맞았는지 추적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노인들이 닥터 오피스나 약국에 가는 것을 두려워해서 백신 접종을 피하는 경우 접종률이 팬데믹 동안 더 떨어졌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재정 및 건강보험 행정적 절차도 예방접종을 방해하는 요소다. 메디케어 파트B는 인플루엔자, 폐렴 구균 및 필요한 경우 B형 간염 세 가지 백신을 모두 커버한다. 하지만 Tdap(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및 대상포진 백신은 파트D로 커버되어 의사가 비용을 환급받는데 복잡해질 수 있다. 다음은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접종을 권장하는 백신이다.

■인플루엔자(독감)

인플루엔자 백신은 해마다 가을에 접종한다. 독감 시즌이 1월 말부터 2월까지 절정이기 때문에 아직 접종하기에 늦지 않았다. 백신은 독감의 40~50%를 예방하고 또한 감염된 경우 중증을 감소시킨다. 올해까지 독감 감염율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아마도 팬데믹에 따른 사회적 거리유지, 마스크 착용 뿐만 아니라 학교 폐쇄로 인한 아동들의 확산을 막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제조업체들이 기록적인 독감 백신양을 생산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았을 것이다. 여하튼 독감과 코로나 팬데믹 동시 감염 사태는 우려했지만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염병 전문가들은 시니어들에게 지금 독감 예방주사 접종을 촉구하고 나섰다. 셰프너 박사는 “독감은 변덕스럽다”며 “1월에 로켓처럼 독감 전염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파상풍과 디프테리아를 예방하기 위해 10년마다 TD 백신을 추가로 접종해야 한다. 백일해 예방이 추가된 Tdap 백신을 한 번도 접종하지 않았다면 접종해야 한다. 백일해는 성인에게 가끔 나타나지만 신생아가 특히 더 위험하다. 출산 예정인 임산부는 태어날 아기 조부모에게 Tdap 주사를 맞도록 요청해야 한다. 메디케어 파트D에서 커버되는 백신으로 약국에서 쉽게 접종할 수 있다.

■폐렴구균

코파카 박사는 “페렴구균은 폐렴 백신이지만 또한 뇌막염과 혈류 감염을 포함, 폐렴의 가장 심각한 결과를 예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65세 이상 시니어들은 다당류 백신(Pneumovax)을 맞아야 하지만 면역저하 같은 특정 상황에서는 언제 어떤 백신을 맞아야 하는지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대상포진

독감과 다르게 대상포진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예방할 수 없다.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거의 모든 시니어들은 여전히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다. 섀프너 박사는 “80세까지 살 경우 대상포진에 걸릴 확률이 35~ 50%”라며 “나이가 들수록 심각한 합병증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CDC는 50세 이상 연령층이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백신으로 2017년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싱그릭스(Shingrix)를 권장하고 있다. 이전 대상포진 백신인 조스타박스(Zostavax)는 중단됐는데 전문가들은 이전 조스타박스를 접종했더라도 싱그릭스를 맞으라고 권장하고 있다. 싱그릭스는 2~6개월 간격으로 2번 접종해야 하며 보험이 없는 경우 300달러 정도 비용이 든다. 하지만 메디케어 파트D 수혜자 경우 평균 50달러만 지불하면 된다.

■A형 및 B형 간염

A형 간염 및 B형 간염 백신은 연령과 상관이 없다. 이 백신은 만성 간질환 및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를 포함한 특정 건강상태를 가진 사람들 혹은 감염 또는 질병이 만연한 국가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권장된다. B형 간염 백신은 이전 예방 접종을 받은 적이 없는 60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에게도 의사의 조언에 따라 권장되므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By Paula 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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