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상견례···온라인 혼인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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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앞둔 커플들 막막
연기한 결혼식 더 못 미뤄
온가족 코로나 검사 후
조촐한 스몰웨딩 갖기도

한인 류모(30)씨는 오는 3월로 예정했던 결혼식을 앞두고 막막한 심정이다. 지난해 연말부터 코로나19 확산세가 대유행으로 심각해지더니, 결혼식을 두 달여 앞둔 현재까지도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류씨는 애당초 양가 직계 가족들만 참석하는 ‘스몰 웨딩’을 준비하고 있었지만, 현재로서는 양가 직계 가족들끼리의 만남 조차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류씨는 “1월에 상견례를 하려고 했지만, 모든 곳이 셧다운 돼 상견례 조차 할 수 없게 됐다”며 “줌을 통해 온라인 상견례로 대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상황에서 결혼식 당일 양가 직계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는 것도 사실 두렵다”며 “결혼식 전 가족들 모두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 결과가 나오면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류씨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상견례, 결혼식에 이어 신혼집을 구하는 문제까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코로나19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에 집 매물도 많지 않을 뿐더러 직접 집을 구경가는 일 또한 쉽지 않았던 것이다.

결혼식을 2개월 앞둔 지금까지도 신혼집을 구하지 못했다는 류씨는 “신혼집을 구하지 못해 혼수도 전혀 준비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과연 결혼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이는 비단 류씨만의 고민이 아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결혼을 앞둔 한인 커플들의 고민이 날로 깊어져 가고 있다.

황모(30)씨는 당초 작년 6월 결혼식을 하기로 하고 호텔까지 예약까지 했다가 결국 결혼식을 하지 못한 경우다. 작년 3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6월 결혼식을 10월로 연기했다가,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결국 결혼식 자체를 또 다시 미루고 현재 혼인신고만 마친 채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김모(33)씨의 경우에도 “양가 부모님은 한국에 계시기 때문에 저와 부인은 각자의 부모님께 온라인 화상통화를 통해 인사를 드리고 혼인신고를 했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면 한국에 가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는데 과연 언제쯤 결혼식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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