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복심’블링컨 국무 인준···외교정책 재편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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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린컨 국무장관이 연방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5일 다보스 포럼 특별연설을 하는 모습.[로이터]

연방상원 전체회의 장관 인준안 가결
“미국 우선주의 뒤집고 동맹 강화할 것”
‘전략적 인내’···G2 패권전쟁 장기화 예고

연방 상원이 26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외교수장으로 지명된 토니 블링컨(58)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가결했다.

상원은 이날 본회의 표결에서 블링컨 국무장관 인준 동의안을 찬성 78표, 반대 22표로 가결했다. 인준에는 전체 상원의원 100명 중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상원은 이날 약 2시간 동안의 토론에 이어 인준 투표를 진행했다. 앞서 상원 외교위원회는 전날 블링컨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을 통과시켰다.

제71대 국무장관이 된 블링컨 장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오랜 외교·안보 참모로서 지난 대선에서 캠프의 외교안보 정책 수립을 주도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바이든 부통령의 국가안보보좌관에 이어 오바마 정부 2기 때 백악관 국가안보부보좌관을 거쳐 2015∼2017년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다.

당시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에 관여하는 등 북핵 문제를 비롯해 한반도 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2015년 7월 미국이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과 함께 이란 핵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는 데 관여했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19일 인준 청문회에서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주도권을 회복하고 전통적 동맹을 되살리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북 문제에서는 미국의 기존 접근법과 정책 전반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미국의 가장 중대한 도전 과제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과의 조율과 협력을 통한 중국 견제를 강조했다. AP통신은 블링컨 장관은 ‘미국 우선주의’를 뒤집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약속을 이행하는 임무를 맡았다면서 그는 미국의 새로운 리더십을 약속하고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가 전략적 인내를 가지며 대중 관계에 새롭게 접근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과의 전략 경쟁이 미국의 중대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동맹과의 협의를 통해 새로운 대중국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5일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보스 어젠다 회의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다자주의를 역설한 것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대응에 변화를 주거나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중국은 지금 우리의 안보와 번영·가치에 중대한 방식으로 도전하고 있고 이는 미국의 새로운 접근을 요구한다”면서 “우리는 일정한 전략적 인내를 가지고 접근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또 “대통령은 많은 전선에서 중국의 경제적 월권을 중단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고 그렇게 할 가장 효율적 방법은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이라며 “동맹과 협의하고 민주·공화당과 협의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시 주석이 이념적 편견과 냉전적 사고방식을 버리고 다자주의와 상호 존중으로 나아가자고 발언한 데 대해 백악관이 선을 그은 셈이다.

전략적 인내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접근을 일컫는 비공식 용어다.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제재 등을 통한 동맹과의 압박으로 북한을 옥죄며 기다리는 정책을 썼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오바마 행정부 당시 국무부 부장관으로서 전략적 인내에 깊이 관여하기도 했다.

실제로 블링컨 지명자는 중국에 대한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강경한 접근을 택한 것은 옳았다”며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동맹을 소외시켰고 인권 문제에 전면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등 잘못된 방식을 택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탈피하고 동맹을 규합해 미국의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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