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겨냥 공격, 왜 증오범죄로 기소 잘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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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유대인처럼 차별 상징물 없고
상점약탈 동반해 동기입증에 애로

 

한인 여성들의 목숨을 앗아간 애틀랜타 총격 사건처럼 아시아계 미국인을 겨냥한 공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소수 인종과 달리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이 증오범죄로 기소되는 사례는 드물어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 뉴욕 등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공격한 범인들이 증오범죄로 기소되지 않거나 아예 체포조차 되지 않은 사례들을 열거하며 애틀랜타 총격과 이런 사건들이 인종차별적 동기 입증에 관한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맨하탄의 차이나타운 인근에서 예멘 출신의 23세 남성 살만 무플레히가 귀가하던 36세 중국계 남성을 등 뒤에서 찔러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됐으나, 증오범죄는 적용받지 않았다.
역시 지난달 퀸즈에서 중국계 여성을 강하게 밀쳐 바닥에 넘어뜨린 남성도 증오범죄 혐의로는 기소되지 않았다. 유명 배우가 소셜미디어에 범행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공유해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으나 큰 소용은 없었던 셈이다.
올해 뉴욕시에서 유일하게 반아시아계 증오범죄로 기소된 피고인은 상점가에 반중 낙서를 한 대만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주에서 증오범죄로 기소하려면 피해자가 인종 때문에 범행 타깃이 됐다는 점을 검사가 입증해야 하지만, 아시아계에 대한 범행에서는 인종주의적 동기를 입증하기가 특히 더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흑인과 유대인의 경우 올가미나 스와스티카 등 인종적 증오를 나타내는 상징물이 있지만 반아시아계 범죄에서는 이처럼 쉽게 인식 가능한 표시가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역사적으로 다수의 반아시아계 범죄는 이들이 운영하는 가게 약탈을 동반하기 때문에 범행 동기를 규정하기 까다롭다고 NYT는 전했다.
또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언어 장벽과 보복 우려, 이민 자격 등의 문제로 피해 사실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고 뉴욕경찰(NYPD) 아시아계 증오범죄 태스크포스를 이끄는 스튜어트 루가 밝혔다.
루는 NYT에 “관련 절차가 매우 주눅들게 한다”며 “경찰서에 가서 형사에게 이야기를 하고 또 검사에게 가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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