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줄이려 환자 10명 살해한 독일 간호사 종신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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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기_[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에서 자신이 돌보는 환자들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해 살해한 간호사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독일 아헨지방법원은 5일(현지시간) 이같은 혐의로 기소된 44세 전직 간호사에게 살인 10건과 살인미수 27건을 유죄로 인정해 이같이 판결했다. 법원은 피고인의 간호사 취업을 평생 금지하고 가석방도 불허했다.

피고인은 2023년 12월부터 지난해 5월 사이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뷔르젤렌의 병원에서 일하면서 고령의 환자들에게 진정제와 마취제, 진통제 등 약물을 투여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에 쓰인 약물 중에는 미국 일부 주에서 사형집행에 쓰는 진정제 미다졸람도 있었다.

검찰은 피고인이 자신의 직업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으며 야간 근무 중 업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중병을 앓고 있던 피해자들이 약물 때문에 사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피고인은 “잠이 최고의 약”이라며 환자들을 재워 잘 돌보려 했을 뿐 약물이 그 정도로 치명적일 줄은 몰랐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근무한 다른 병원에서도 환자들을 살해했는지 계속 수사 중이다.

독일에서는 의사나 간호사가 환자를 연쇄 살해하는 사건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지난 4월에는 통증 완화 치료를 위해 찾아간 환자 집에서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으로 15명을 살해한 의사가 기소됐다.

2000∼2005년에는 간호사 닐스 회겔(48)이 약물 투여로 환자 85명을 살해해 전후 독일 최악의 연쇄살인 사건으로 기록돼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