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첨단 판독기 도입해 위장전입 단속 강화
피해 학부모 “세금 다 내는데 학습권 침해” 반발
자녀에게 더 나은 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시카고 교외 도시로 이사한 한 학부모가 학교 측의 차량 번호판 판독 기술 때문에 자녀의 입학을 거부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NBC 5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탈리아 산체스 씨는 자녀를 위해 시카고의 번잡함을 벗어나 알십 지역에 새집을 마련했다. 그러나 그는 거주지 학군인 126학군(알십-헤이즐그린-오크론)으로부터 딸의 입학 신청을 반복적으로 거절당했다.
산체스 씨는 운전면허증과 공과금 고지서, 차량 등록증, 모기지 내역서 등 거주 증명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제출했다. 하지만 학군 측은 거부 사유로 차량번호 자동 인식 소프트웨어(LPR)의 추적 결과를 내세웠다. 학군 담당자는 산체스 씨에게 “지난 7월과 8월 밤사이에 해당 차량이 시카고 주소지에만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고 통보했다. 학군 측은 이메일에서 “학군 내 주택 소유주임은 확인되지만, 번호판 기록상 실제 거주지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산체스 씨는 “이사 후 줄곧 딸과 함께 해당 주택에서 거주해 왔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문제가 된 기간의 차량 기록은 여름 동안 시카고에 사는 친척에게 차를 빌려주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며, 현재 해당 차량은 본인 집 차고에 주차돼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금을 내고 거주하는 지역의 공교육을 왜 받을 수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조사 결과, 해당 학군은 지난 2024년 12월부터 톰슨 로이터 클리어사와 3년간 총 4만1,904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고 이 기술을 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프로그램은 전국 감시 카메라 데이터와 차량 소유 정보를 연계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학군은 웹사이트를 통해 재정 건전성 확보와 공정성을 위해 거주지 확인 과정의 일부로 연중 여러 차례 검증을 진행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학군들이 첨단 기술을 동원해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학부모 단체는 “이번 사례처럼 개별 가정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판독이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계 내부에서도 기술적 검증도 중요하지만, 감시 장비에만 의존하는 교육 행정이 어린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현재 산체스 씨의 딸은 집에서 왕복 1시간 30분이 걸리는 사립학교에 다니고 있다. 학군과 업체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한 언론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윤연주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