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위한 협상을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에도 이스라엘과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력 공방은 계속됐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레바논 공격에 미·이란 휴전 합의가 위태로워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공격을 자제하라고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은 폭격을 멈추진 않았다.
레바논 국영통신 NNA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데이르 카눈 라스 알아인을 공습해 구급차와 소방차 여러 대가 파괴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이런 구호 차량도 무기를 운반하는 데 쓴다고 주장한다.
레바논 남부 알타이리, 동부 베카의 사흐마르도 이스라엘의 폭격을 받았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인명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레바논 남부 타이르 지브나에서는 학교가 폭격을 당했다. 이 학교가 헤즈볼라의 로켓 발사대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폭격했다는 것이 이스라엘군의 주장이다. 또 나바티예 시의 한 주거지에는 엄청난 양의 폭탄이 한꺼번에 쏟아져 폭발하는 장면이 영상에 찍히기도 했다. 레바논 당국은 나바티예 공습으로 최소 8명의 보안군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전쟁에 참전한 지난달 2일 이후 1천400명의 헤즈볼라 대원을 제거했고 4천300곳의 헤즈볼라 기반시설을 파괴했으며 무기 1천점 이상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을 겨냥한 반격을 이어갔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아시도드 해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적의 일방적인 휴전 합의 위반과 반복된 베이루트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오전 1시경 발사된 헤즈볼라의 미사일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요격됐다.
또 헤즈볼라는 이날 오전 이스라엘 북부 카르미엘을 겨냥해 5발의 로켓을 발사했고, 인근 도시 사페드에도 다수의 로켓을 쐈다. 헤즈볼라의 로켓은 대부분 요격됐지만, 일부가 주차장 등을 타격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정부가 미국의 주선으로 대화를 추진하면서 궁지에 몰린 헤즈볼라가 레바논 정부를 향해 ‘대가 없는 양보’를 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헤즈볼라 수장인 나임 카셈 사무총장은 헤즈볼라측 매체인 알마나르 TV를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 “우리는 과거의 상황으로 회귀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에 대가 없는 양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헤즈볼라 무장해제와 평화 협정 체결을 목표로 레바논과 협상을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외교 관계를 수립하지 않은 양국 정부 간 협상은 이르면 다음 주 미국의 주선으로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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