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3 F
Chicago
Friday, April 17, 2026
Home 종합뉴스 로컬뉴스 워키건서 활동하는 한국인 작가 김영, “바구니 짜기로 불교적 명상 표현”

워키건서 활동하는 한국인 작가 김영, “바구니 짜기로 불교적 명상 표현”

2
WGN-TV

12년 전 시카고 정착…‘사랑의 편지 배달자’ 등 감성적 조형 작품 주목

일리노이주 워키건에서 활동 중인 한국 출신 예술가가 전통 바구니 짜기 기법을 통해 영성과 명상 철학을 표현하며 주목받고 있다.

워키건에서 진행 중인 아트 위크 행사에서 한국인 작가 김영(Young Kim)의 작품 세계가 소개됐다. 그는 바구니 짜기라는 고대 공예 기술을 활용해 불교 철학과 개인적 기억을 담은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 작가는 “바구니를 짜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명상”이라며 “단순히 위로, 아래로 반복되는 작업이 마음을 비우고 사색을 이끈다”고 설명했다.

작업 과정은 갈대를 물에 담가 유연하게 만든 뒤 손으로 엮는 방식이다. 금속 구조물 형태의 ‘스포크’에 갈대를 하나씩 엮어 조형물을 완성한다. 반복적인 작업 과정이 자연스럽게 정신적 집중과 명상 상태로 이어진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김 작가의 작품은 단순한 바구니를 넘어 조형 예술에 가깝다. 대표 작품 가운데 하나인 ‘사랑의 편지 배달자(The Love Letter Deliverer)’는 실물 크기의 인물 형태 조형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제작됐다.

작가는 “어머니는 평생 사랑 편지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며 “키가 크고 다정한 남자가 꽃다발과 함께 편지를 건네주길 바랐다는 어머니의 말을 기억하며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어머니는 한국에서 중매결혼을 했기 때문에 연애의 설렘이나 사랑 편지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사연이 작품의 배경이 됐다.

김 작가는 12년 전 한국에서 시카고로 이주해 컬럼비아대(Columbia College Chicago)에서 미술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아트인스티튜(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추가 석사 과정을 밟으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미술관 중심의 감상 방식에서 벗어나 관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을 지향한다.

김 작가는 “미술관에서는 작품을 만질 수 없지만, 예술은 사람들과 더 친밀해야 한다”며 “관객들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작품과 교감하도록 유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철학은 ‘허깅 바스켓(Hugging Baskets)’ 시리즈에서도 드러난다. 이 작품은 어린 시절 할머니를 안았던 기억에서 출발했다.

김 작가는 “어릴 때 할머니 배를 자주 안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작품을 만들었다”며 “따뜻함과 위로를 전달하는 것이 작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의 작품은 전통 공예와 개인적 기억, 불교적 명상 철학이 결합된 독특한 예술 세계로 지역 예술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점봉 기자>

[시카고 한인사회 선도언론 시카고 한국일보]
1038 S Milwaukee Ave Wheeling, IL 60090
제보: 847.290.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