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한 감시 권한 연장안 처리에 난항을 겪으며, 결국 단기 연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원은 17일 새벽 외국정보감시법(FISA) 702조를 2주간 연장하는 안을 통과시켜 만료 시한을 4월 30일까지 늦췄다.
당초 공화당 지도부는 일부 개혁을 포함한 5년 연장안을 추진했으나, 보수 성향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합의가 무산됐다. 이후 18개월 연장안도 내부 반대에 부딪혀 철회됐다.
FISA 702조는 해외 외국인을 감시하는 과정에서 미국인과의 통신도 수집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으로,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대해 보수·진보 진영 모두 미국인 정보 조회 시 영장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원 공화당 지도부는 4월 20일 만료를 앞두고 법안 재승인을 서두르다 내부 반발에 부딪히자, 결국 2주 단기 연장으로 시간을 벌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문구와 세부 쟁점에서 일부 이견이 남아 있지만 결국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며 “이번 연장은 논의를 마무리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해당 감시 권한이 테러 방지에 필수적이라며 연장을 강하게 촉구해 왔다.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댄 케인 합참의장도 의회를 상대로 법안 연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화당에 ‘단결’을 촉구하며 개혁 없는 연장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공화당 내 ‘프라이버시 강경파’ 의원들은 미국인 권리 보호를 위해 반드시 영장 요건이 포함돼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칩 로이 하원의원은 “해외 위협 대응에 FISA 권한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는 장치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런 보버트 의원 역시 “안보를 이유로 헌법적 권리를 희생할 수 없다”며 강경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도 막판에 공개된 타협안이 실질적 개혁이 아니라며 비판했다.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영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수준에 불과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번 사태는 공화당 내부 분열과 여야 간 이견이 동시에 표출된 사례로, 4월 30일을 앞두고 추가 협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원 지도부는 FISA가 국가안보에 필수적인 도구인 만큼 만료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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