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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pril 2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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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장기화 조짐… LA·롱비치 항만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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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물류 대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물동량을 처리하는 LA 항만 터미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로이터]

▶ 3월 물동량 전년비 5.2% 줄어
▶ 유류비·선박운임비 줄줄 인상
▶ “글로벌 공급망 한계 도달”
▶ 소매업체 ‘도미노 가격 인상’

지난 2월 발발한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미국 경제의 관문인 LA 일대 항만 단지에 거대한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세계 석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해운·물류 비용이 치솟으며 ‘물류 마비’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롱비치 항만청이 발표한 3월 화물 처리 실적에 따르면, 롱비치 항은 지난달 총 77만4,935TEU(20피트 컨테이너 환산 단위)의 화물을 처리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2% 감소한 수치로, 인근 LA항의 물동량 감소세와 궤를 같이한다. 수입량은 1.6%, 빈 컨테이너 반입량은 11.1%나 줄어들며 항만의 활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노엘 하세가바 롱비치 항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브리핑에서 “이란 전쟁이 물동량 감소의 즉각적인 원인은 아닐지라도, 중동 분쟁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 가해지는 압력이 한계치에 도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분쟁 지역을 피하기 위해 선박들이 항로를 변경하면서 운항 거리가 늘어나고, 이는 곧 유류비 상승과 선박 운용 비용의 폭발적인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머스크(Maersk), MSC, CMA CGM 등 글로벌 대형 해운사들은 유류할증료와 기본 운임 인상을 전격 시행하기 시작했다. 하세가바 CEO는 “공급망 전체가 유가 상승에 대응해 새로운 할증료 부과와 비용 절감 조치를 강행하고 있다”며 “항로가 길어지면 연쇄 반응이 일어나 결국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물류비 상승의 불똥은 곧바로 소매업계로 튀고 있다. 전미소매업연맹(NRF)의 조너선 골드 부사장은 “운송업체들의 유류비 상승은 소매업체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며 특히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SMB)들의 위기를 강조했다. 골드 부사장은 그러면서 “소매업체들은 이미 낮은 마진으로 운영되고 있어 늘어난 물류 비용을 자체적으로 감당할 여력이 없다”며 “결국 비용 증가분은 최종 소비자 가격에 전가될 수밖에 없으며, 대기업보다 중소 상공인들이 이 급격한 변화에 먼저 쓰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트럭 운송 연료 할증료는 최근 25%나 급등하며 내륙 운송망까지 마비시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아직은 버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NRF는 2026년 상반기까지 수입 물동량이 예년 수준을 밑돌겠지만, 5월과 6월 연휴 시즌 배송이 시작되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하세가바 CEO는 신중한 전망을 내리고 있다. 그는 “가격이 오르면 수요는 둔화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경제 원리”라며 “유가 폭등이 진정되지 않는 한 산페드로 만을 포함한 전 세계 공급망의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풀리지 않는 한, 태평양을 건너오는 컨테이너에 실린 가전제품부터 의류, 생필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현장의 중론이다. 물류가 막히고 비용이 치솟는 상황에서 그 마지막 청구서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향하고 있다. 한 공급망 전문가는 “지금의 유가 상승은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며 “물류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그 충격은 결국 소비자가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홍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