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난처 도시 공개 경고
▶ 국제선 운항 마비 가능성
▶ LA·JFK 등 직격탄 우려
▶ 반 ICE 시위속 강경 압박
▶ 업계 “극심한 혼란” 반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른바 ‘피난처 도시’를 겨냥해 국제선 항공 운항과 외국인 입국 수속 자체를 사실상 중단할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하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연방 국토안보부(DHS)가 단순히 세관·입국심사 인력 축소를 검토하는 수준(본보 26일자 A3면 보도)을 넘어, 실제로 국제선 항공편 처리 자체를 중단하는 방안까지 준비 중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LA 국제공항(LAX)을 비롯한 미국 주요 국제공항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 장관은 전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현재 국제선 항공편 처리 중단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멀린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뉴저지주 뉴왁의 델라니홀 ICE 구금시설 앞 시위와 민주당 정치인들의 비판에 대한 반발로 나왔다. 그는 “민주당 도시들이 연방 정부의 법 집행을 막는다면, 그 도시들에 국제선 항공편을 처리해줄 이유도 없다. 국제선 입국 수속 자체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주 더 애틀랜틱 보도로 수면에 떠오른 멀린 장관의 ‘연방 세관국경보호국(CBP) 인력 감축’ 수준을 넘어서는 더 강경한 발언으로, 실제로 CBP의 국제선 승객 입국 심사가 중단될 경우 해당 공항은 국제선 운항 기능 자체가 사실상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시사주간지 타임도 멀린 장관이 “아직 실행에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현재 계획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고 27일 전했다. 타임은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 조치에 나설 경우 미국 주요 국제공항들의 국제선 운항과 관광 산업이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공항으로는 LAX를 비롯해 뉴욕 JFK 국제공항, 뉴왁 리버티 국제공항, 시카고 오헤어 국제공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등이 거론된다. 이들 도시는 모두 민주당 성향 지방정부가 운영하는 대표적인 ‘피난처 도시’로 분류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피난처 도시들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첫날 피난처 도시들에 대한 연방 지원금 제한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ICE 단속에 협조하지 않는 지방정부에 대한 직접 압박도 강화하고 있다.
멀린 장관의 잇단 강경 발언 배경에는 최근 뉴저지 ICE 구금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뉴왁 델라니홀 구금시설에서는 최근 수백 명의 이민자들이 열악한 환경 개선과 의료 서비스 제공 등을 요구하며 단식 및 작업 거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인 앤디 김 연방상원의원이 현장을 방문했다가 ICE 요원들이 발사한 최루탄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본보 27일자 A1면 보도)
국토안보부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시행 일정이나 대상 공항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국제선 입국 수속 제한 조치를 강행할 경우 미국 내 대표 국제공항들이 정치·이민 정책 갈등의 최전선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과 업계는 국토안보부의 국제선 운항 중단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미국 항공·관광산업 전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같은 트럼프 행정부 내의 숀 더피 연방 교통부 장관은 국토안보부의 공항 압박카드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