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든 존슨 시카고 시장이 추진하는 ‘세입자 보호 조례’가 건물주와 부동산 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혔다. 앞서 존슨 시장의 부동산 이전세 인상안인 ‘브링 시카고 홈’ 주민투표를 저지했던 부동산 업계가 이번에도 조직적으로 반대에 나선 것이다.
존슨 시장은 29일 조례안을 공식 발의하며 “기업 이익을 대변하는 세력의 저항은 거셀 것이지만 물러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조례안은 실제 비용 증빙이 없는 입주 수수료와 각종 ‘정크피’를 금지하고, 소득 기준을 충족하는 세입자에게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정당한 사유 없이 퇴거시키거나 계약 갱신을 거부할 경우,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1만 달러 또는 10개월치 임대료 가운데 더 큰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또 다른 핵심 조항은 임대주택 등록제다. 시카고 내 50만 개가 넘는 임대 유닛의 실제 소유주와 법 준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유닛당 연 20달러의 등록 수수료를 부과하고, 이를 통해 연간 2천만 달러를 조성해 점검과 법 집행, 변호사 지원 등에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임대인들이 유한책임회사(LLC)를 이용해 실제 소유주를 숨기면서, 문제 임대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당초 조례안에는 과도한 임대료 인상을 피하기 위해 이사하는 세입자에게도 1만 달러를 보상하도록 하는 내용이 있었지만, 임대료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발 속에 삭제됐다. 보증금 이자 지급 조항도 빠졌다. 그러나 건물주들은 여전히 비용 부담이 결국 임대료 인상, 건물 보수 지연, 임대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카고 부동산중개인협회는 “주거 위기는 임대주택 공급을 더 어렵게 만든다고 해결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소규모 건물주들도 재산세와 보험료, 유틸리티 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 추가 규제가 가족형 임대인을 시장에서 밀어내고, 결국 대형 기업 임대인에게 시장을 넘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진보 성향 시의원들은 악덕 임대인을 규제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맞섰다. 로사나 로드리게스-산체스 의원은 취약한 세입자들이 수리 요구를 반복해도 임대인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웠던 사례를 언급했다.
하지만 중도 성향 의원들은 신중론을 폈다. 길버트 비예가스 의원은 건물주들이 새 비용을 세입자에게 전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논의를 요구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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