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전역서 4,000여명 발병
▶ 상추·샐러드 유력 감염원
▶ 일부 신선식품 판매 중단
미국 전역에서 4,000명 이상이 감염된 장내 기생충 감염병 ‘사이클로스포라증(Cyclosporiasis)’ 집단 발병과 관련해 연방 및 주 보건당국이 패스트푸드 체인 타코벨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보건당국은 신선 농산물을 통해 전파되는 기생충인 사이클로스포라가 타코벨 매장에서 제공된 식재료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특정 식품이나 농산물 재배업체, 공급업체, 또는 타코벨 자체가 이번 집단 감염의 원인으로 확인된 것은 아니다.
이번 발병으로 현재까지 미국 전역에서 4,000명 이상의 환자가 보고됐으며, 80명 이상이 입원했다. 특히 미시간주는 가장 큰 피해 지역으로, 3,3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미시간주 보건당국은 환자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상추와 샐러드 채소가 반복적으로 언급돼 유력한 감염원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른 식품이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감염 경로를 추적 중이다.
이와 관련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지역 일부 타코벨 매장은 예방 차원에서 상추, 실란트로 양파, 피코 데 가요, 과카몰리 등 신선 식재료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타코벨 측은 “고객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타코벨이나 특정 식재료, 공급업체, 매장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확인하지 않았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일부 식재료 사용을 선제적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환자가 발병 전 타코벨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타코벨 이용 이력이 없는 환자도 확인되면서 보건당국은 특정 체인점보다는 오염된 식재료의 유통 경로 전반을 중심으로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41명(잠정)의 사이클로스포라증 환자가 보고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80명보다 감소한 수치로, 현재 전국적으로 확산 중인 이번 집단 발병과 직접 연결된 사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에서 보고된 환자 대부분은 최근 해외여행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지난 5월 이후 발생한 국내 감염 사례 4건에 대해서는 이번 전국적 유행과의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사이클로스포라증은 감염자의 분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할 때 발생하는 장내 기생충 감염병이다. 사람 간 직접 전파는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감염될 경우 물 같은 설사와 복통, 복부 팽만감, 메스꺼움,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잠복기를 거쳐 감염 후 2일에서 2주 사이에 나타나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한 달 이상 지속될 수 있다. 다만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회복이 가능하다.
보건 전문가들은 사이클로스포라증이 주로 5월부터 8월 사이 봄·여름철에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도 라즈베리, 바질, 실란트로(고수), 파, 상추, 샐러드 믹스 등 조리 없이 섭취하는 신선 농산물이 주요 감염원으로 지목된 사례가 있었다.
연방 보건당국은 여름철 기생충 감염 예방을 위해 섭취 전 모든 과일과 채소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음식 조리 전후에는 반드시 비누와 따뜻한 물로 손을 씻을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시중에서 사용하는 알코올 성분 손 소독제는 사이클로스포라 제거에 효과가 없기 때문에 물과 비누를 이용한 세척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황의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