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리포트
▶ 인기 건강보조제들, 인지기능 저하 연관성 잇따라
▶ 고령층 비타민D 보충제 과다… 인지 저하 더 빨라
▶ 오메가3 복용자도 기억·주의력 등 악화 관찰돼
▶ 글루코사민, 치매 진행 가능성 25% 높게 나타나
사람들은 건강보조제를 음식과 비슷한 방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본질적으로 몸에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풋콩은 좋고, 감자칩은 나쁘다. 비타민 D와 생선기름은 아마도 풋콩처럼 몸에 좋은 쪽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뇌가 노화하면 이러한 계산법이 달라질 수 있으며,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일부 건강보조제가 새롭게 검토 대상에 오르고 있다. 최근 연구들은 그동안 크게 간과돼온 한 가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젊고 건강한 뇌에는 도움이 되거나 적어도 해가 되지 않는 것이 뇌가 노화하면서 오히려 도움이 덜 되거나 심지어 해로워질 수 있을까?
지난 1월 연구진은 혈중 비타민 D 수치가 이미 정상인 고령자들 사이에서 비타민 D 보충제 복용과 더 빠른 인지기능 저하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4월에는 오메가-3 보충제를 복용하는 55세 이상 성인들이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인지기능이 더 크게 저하됐다는 또 다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어 6월에는 관절 통증을 위해 사용하는 글루코사민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복용하지 않는 사람들에 비해 5년 동안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글루코사민 논문의 주저자인 플로리다대 생화학·분자생물학 교수 라몬 선은 “나는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예비적인 것이며, 일부에서는 다른 연구 결과와 상충하고 건강보조제가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입증하기에는 아직 거리가 멀다.
연구들은 대부분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한다. 정신기능 저하와의 연관성 역시 건강보조제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요인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연구자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한 가지 가능성을 가리킨다. 노화는 뇌가 지방과 칼슘, 포도당을 처리하는 방식과 염증에 반응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며, 이로 인해 영양소와 약물이 애초에 뇌 조직에 도달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선 교수가 강조하는 더 큰 요점은 사람들이 약장에 있는 건강보조제를 모두 버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의사들은 이미 신체의 다른 부분에서는 노화에 따른 변화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장 기능과 신진대사, 약물에 대한 민감성이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 때문에 의사들은 혈액 희석제나 오피오이드 같은 약물의 투여량을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건강보조제에는 일반적으로 이와 비슷한 연령별 복용량 지침이 없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비타민 D와 오메가-3, 글루코사민이 우리 몸에 좋은지를 물어왔다. 새롭게 등장하는 과학적 연구들은 어쩌면 우리가 잘못된 질문을 해왔음을 시사한다. 더 유용한 질문은 이것일 수 있다. 누구에게 좋은가, 그리고 몇 살 때 좋은가?
■비타민 D
인지기능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비타민 D에 관심을 가져왔다. 여러 연구에서는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낮거나 식사를 통한 비타민 D 섭취량이 적은 것이 인지기능의 빠른 저하와 연관돼 있다고 제시해왔다. 이에 비타민 D를 보충제로 사용하면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거나 심지어 멈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엇갈렸다.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연구도 많다.
지난 1월 발표된 논문은 비타민 D 보충제 사용과 인지기능을 조사한 비교적 규모가 큰 실제 생활 기반 연구 중 하나다. 연구진은 미국의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계속 진행되고 있는 전국 대표 종단조사인 ‘건강 및 은퇴 연구’ 참가자 가운데 평균 연령 67.5세인 미국인 5,065명을 추적했다. 참가자의 약 40%가 비타민 D 보충제를 복용하고 있었다.
BMJ 오픈에 발표된 이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D 보충제 복용자들은 6년 동안 전반적인 인지기능과 실행기능이 조금 더 빠르게 저하됐다. 이러한 연관성은 비타민 D 수치가 이미 정상인 사람들에게만 나타났으며, 비타민 D가 결핍됐거나 부족한 사람들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건강보조제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다. 사람들은 음식과 햇빛을 통해서도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다. 네슬은 개인적으로 후자를 선호한다. 그는 “특히 여름철에는 짧은 시간 동안 피부를 햇빛에 노출하는 쪽에 한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생선기름과 오메가-3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생선이 풍부한 식단을 통해 섭취하는 오메가-3 지방이 뇌에 좋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오메가-3 보충제는 훨씬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생선기름 캡슐을 복용하면 많은 사람이 기대했던 인지기능 개선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 연구가 잇따랐다.
그럼에도 이러한 보충제는 대체로 해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 예방 저널’에 발표된 새로운 분석은 이러한 인식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 분석에는 국립보건원(NIH)의 지원을 받는 자료 저장소인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이니셔티브’의 종단 자료가 사용됐다. 이 자료에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사람부터 심각한 질환이 있는 사람까지 55~90세 성인들의 정보가 포함돼 있다.
연구진은 오메가-3 보충제 복용자 273명과 비복용자 546명을 비교했다. 추적 기간의 중앙값은 5년이었다. 그 결과 오메가-3 보충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세 가지 표준화된 임상 척도에서 인지기능이 더 빠르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척도들은 지남력과 주의력, 기억력, 언어 능력뿐 아니라 시각 및 공간 정보를 처리하는 능력 등을 측정했다. 비타민 D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로 이 연구 역시 연관성을 보여줄 뿐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한 가지 가능한 설명으로 뇌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오메가-3 보충제 복용자들은 알츠하이머병에 취약한 뇌 영역에서 포도당 대사가 더 낮게 나타났으며, 이것이 더 빠른 인지기능 저하와의 연관성을 부분적으로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것이 뇌세포가 서로 소통하고 기능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저자들은 “이러한 결과는 오메가-3가 한결같이 유익하다는 기존의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며, 인지기능 보호를 목적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오메가-3를 신중하게 재평가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썼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 신경병리학·신경과학 부교수 온더 알바이람은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연구에서도 생선기름 보충제와 뇌 손상 이후의 느린 회복 사이에서 이와 유사하게 우려스러운 연관성을 관찰했다. 올해 초 ‘셀 리포츠’에 발표된 연구에서 알바이람과 동료들은 생쥐와 인간 세포, 인간의 의료기록을 조사했으며, 세 가지 모두 생선기름의 한 성분이 잠재적으로 회복을 방해할 수 있음을 가리켰다.
그는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이 뇌의 변화하는 신진대사에 있다고 말했다. 뇌가 손상되거나 질병에 걸리면 에너지 요구량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지방과 다른 영양소에 반응하는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평상시에는 해가 없거나 심지어 유익해 보이는 보충제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뇌에서는 똑같이 작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글루코사민
오랫동안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건강보조제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글루코사민은 주로 중년과 고령층이 복용한다. 일반적으로 갑각류의 껍데기에서 만들거나 합성 방식으로 생산한다.
글루코사민은 연골과 관절 조직에서 발견되는 분자를 구성하는 기본 물질로, 주로 골관절염 환자들이 관절 통증을 줄이거나 연골의 퇴화를 늦추기 위해 복용한다. 그러나 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린다. 일부 연구에서는 통증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다른 연구에서는 아무런 효과를 발견하지 못했다. 뇌 연구자인 선 교수는 뇌가 당을 처리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춰 알츠하이머병 치료법을 찾던 중 이 건강보조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연구는 세 가지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이 문제에 접근했다. 먼저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 생쥐 모델을 연구했다. 그 결과 생쥐의 뇌에서 단백질과 다른 분자에 붙어 있는 복합적인 당 구조인 ‘글리칸’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생성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진이 유전적으로 이 과정을 늦추자 생쥐들은 인지기능 검사에서 더 좋은 결과를 보였다. 반대로 생쥐에게 글루코사민을 경구 투여해 이 과정을 촉진하자 인지기능 문제가 악화됐다.
연구진은 이어 사후 인간의 뇌를 조사했다. 여기에서도 동일한 광범위한 현상이 발견됐다.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는 건강한 사람의 뇌보다 훨씬 많은 글리칸이 존재했다. 회백질에서는 질병이 진행될수록 이러한 당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이는 생쥐에서 관찰된 현상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시사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전자의료기록을 이용해 글루코사민 보충제를 복용한 사람들에게 실제 생활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는지를 조사했다. 글루코사민 복용은 경도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병 또는 관련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약 25% 더 높은 것과 연관돼 있었다. 별도로 이미 알츠하이머병이나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글루코사민 복용은 사망률이 약 25% 더 높은 것과 연관돼 있었다.
■복용을 중단해야 할까?
이러한 연구 결과 가운데 어느 것도 그 자체로 결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로 완전히 다른 세 가지 물질에서 나타난 세 가지 신호만으로 노화와 관련된 공통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조제 복용자와 비복용자는 소득과 교육 수준, 건강 관련 행동에서 차이가 있다. 이미 증상을 경험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건강보조제를 복용하기 시작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선 교수와 다른 연구자들은 고령자들에게 이들 건강보조제의 복용을 중단하라고 권고하지 않는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들이 비타민 D와 생선기름, 글루코사민에 국한되지 않고 건강보조제가 연구되고 판매되는 방식에 존재하는 하나의 사각지대를 드러냈다고 말한다. 선 교수는 건강보조제는 생물학적으로 활성을 지닌 물질이지, 반드시 무해하게 식단에 추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고령자들은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건강보조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By Ariana Eunjung Ch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