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자, 트럼프 핵심 지지층으로 꼽혀…기독교 단체들 투표 독려
민주, 목사 등 후보 내세우기도…트럼프 “우리 중 하나 아냐” 견제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미국 중간선거가 3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백인 복음주의자들의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데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도 기독교적 가치를 강조하는 후보들을 앞세워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층인 백인 기독교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면서 선거를 앞두고 양당의 기독교 표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CNN 방송은 13일(현지시간) 공화당 내부에서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투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경우 연방의회 의석이 걸린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내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성경의 권위와 복음 전파를 강조하는 백인 복음주의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지지 기반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공공종교연구소(PRRI)에 따르면 2016, 2020, 2024년 대선에서 백인 복음주의자 10명 중 약 8명꼴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
이들은 미국 전체 인구의 13%에 불과하지만, 투표율이 매우 높아 선거에서 전체 투표자의 약 20%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라이언 버지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는 “트럼프에게 투표한 유권자의 38%가 백인 복음주의자”라며 “(공화당은) 복음주의자 표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휘발유와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상황 등이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텍사스의 한 보수 성향 목사는 복음주의 유권자들이 당연히 투표장에 나올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보수 기독교 단체인 ‘신앙과 자유 연합’ 같은 단체들은 대선에서는 적극적으로 투표하지만 중간선거에는 나오지 않는 복음주의 유권자들을 겨냥해 투표 독려 활동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종교적 배경을 가진 후보들을 앞세워 백인 기독교 유권자들의 지지 확대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신학대학원 출신 제임스 탈라리코 후보와 캔자스주 상원 선거에 나선 목사 애덤 해밀턴 후보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낙태나 성소수자 권리 등 기존의 종교적 쟁점을 넘어 ‘이웃 사랑’ 같은 가치를 강조하고, 이를 강경 이민 단속이나 의료 예산 삭감에 반대하는 당의 입장과 연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이 같은 전략을 직접 견제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해밀턴 후보를 겨냥해 “해밀턴이 내 목사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는 자신의 교회에 혼란만 초래했을 뿐이며, 그로 인해 교회는 분열됐고, 사실상 서로 전쟁을 벌이는 지경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복음주의 유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사람으로서, 애덤 해밀턴은 우리 중 한 명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화당 후보인 로저 마셜 캔자스 현 상원의원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조만간 캔자스에서 지원 유세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로버트 존스 PRRI 소장은 백인 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뚜렷한 징후는 없다면서도 상대적으로 정치 성향이 다양한 백인 주류 개신교도와 가톨릭 신자들의 표심이 접전 지역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