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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November 5,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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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소의 보고’ 브로콜리…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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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 코리아>

 워싱턴포스트 특약 건강·의학 핵심 정보
삶으면 비타민 C, B6 등 수용성 영양소 손실 커져
찌거나 전자레인지 조리하면 영양소 보존에 유리
항암 효과 기대되는 설포라판, 높은 열에 민감
생으로 먹으면 영양 손실 최소화… 맛·식감 고려

건강한 식생활을 생각할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식품 중 하나가 브로콜리일 것이다.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브로콜리에는 비타민 A, C, K를 비롯해 칼슘, 칼륨, 철분 등의 미네랄이 풍부하다. 여기에 불용성 식이섬유의 훌륭한 공급원이며, 잠재적인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설포라판이라는 화합물도 빼놓을 수 없다. 브로콜리가 영양가 높은 채소로 명성을 얻은 데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 셈이다.

문제는 브로콜리를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이러한 유익한 영양소들이 실제 식탁에 오를 때까지 얼마나 보존되는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브로콜리를 삶거나 오븐에 굽는 방식을 선호하는 가정 요리사들에게 중요한 문제다. 이 두 가지 조리법은 높은 온도나 끓는 물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인데, 이러한 환경은 브로콜리를 비롯한 십자화과 채소에 들어 있는 수용성 비타민을 빠져나가게 하고 항산화 물질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넬대학교 식품과학 석사과정 책임자인 리앤 러 주 교수는 “채소에 실제로 얼마나 많은 영양소가 남아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조리 방법을 훨씬 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브로콜리를 조리하는 여러 방법이 이 채소의 유익한 화학 성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이러한 성분들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식품과학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브로콜리를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만드는 성분들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영양소와 그에 따른 건강상 이점은 매우 다양하다. 브로콜리는 1회 섭취량을 기준으로 오렌지에 거의 맞먹는 양의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다. 혈압 개선에 도움이 되는 칼륨, 뼈 건강에 중요한 칼슘, 뇌 기능을 뒷받침하는 엽산도 상당량 들어 있다. 식이섬유 역시 풍부하다.

이러한 성분 중 일부는 다양한 조리 방법을 거쳐도 효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주 교수에 따르면 특히 칼슘과 같은 미네랄은 열에 의해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식이섬유처럼 조리 과정에서 약간 분해되는 성분도 있지만, 일반적인 조리 방법과 시간 내에서는 전체적인 구조가 유지된다.

반면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비타민 C와 B6처럼 물에 녹고 온도에 민감한 비타민은 조리 과정에서 훨씬 큰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다. 브로콜리를 삶으면 이러한 비타민이 주변의 조리용 물로 빠져나가고, 오븐에 굽거나 센 불에 볶는 등 높은 온도를 사용하는 조리법은 비타민의 활성을 완전히 잃게 할 수도 있다.

여기에 설포라판이라는 성분이 있다. 사실 설포라판은 처음부터 브로콜리 안에 존재하는 물질이 아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식품·생물공정·영양과학과의 게이브리얼 키스 해리스 교수에 따르면 브로콜리를 자르거나 씹을 때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와 글루코라파닌이라는 화합물 사이에 화학반응이 일어나면서 설포라판이 생성된다. 연구에서는 설포라판이 항암, 항염증, 노화 방지, 나아가 신경 보호 효과까지 나타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동물실험이나 실험실 연구를 통해 진행됐다.

뉴욕대 영양·식품학과의 앤드리아 J. 글렌 교수는 현재까지 실시된 소수의 인체 연구에서도 연구 대상자에게 투여된 설포라판의 양은 일반적인 브로콜리 1회 섭취량에 들어 있는 양보다 훨씬 많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식사를 통해 그러한 양을 섭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설포라판이 아무런 효과도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해리스 교수는 설포라판의 잠재적인 효능이 유망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대부분의 효과가 여전히 가능성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수용성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열은 설포라판의 함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설포라판을 생성하는 데 필요한 화합물들이 열에 의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 교수는 달걀을 삶았을 때 단백질이 응고되는 현상을 예로 들었다. 그는 “어떤 단백질 구조에든 높은 열이 가해지면 어느 순간 그 단백질은 본래의 자연적인 상태에서 기능하지 못하고 변화하기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달걀을 익히고 나면 더 이상 마요네즈 같은 소스를 만드는 데 필요한 유화 작용을 할 수 없다. 효소도 마찬가지다. 열에 의해 구조가 변형되면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해 새로운 화합물을 만들어내는 기능을 잃게 된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변화는 브로콜리를 화씨 140~158도(섭씨 약 60~70도)에서 5~10분 동안 조리했을 때 발생한다.

■영양소를 최대한 보존하는 브로콜리 조리법

글렌 교수에 따르면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글루코라파닌을 보존하는 데 가장 좋지 않은 조리법은 삶는 것이다. 수용성 비타민은 브로콜리를 삶은 물에 남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 물을 수프나 스튜의 육수로 활용하면 빠져나간 영양소를 최대한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열에 극도로 민감한 성분은 대체로 손실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브로콜리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는 삶는 것처럼 오랜 시간 조리했을 때 오히려 소화하기 쉬워질 수 있다고 글렌 교수는 지적했다. 특히 위장관 질환이 있어 식이섬유를 소화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조리법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하지만 브로콜리 요리의 영양가를 최대한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면 다음과 같은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데치기(Blanching)

데치기는 일반적으로 1~2분을 넘기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채소를 끓는 물에 넣었다가 곧바로 얼음물에 담가 급속히 식히는 조리법이다. 해리스 교수에 따르면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높은 열에 노출되면 글루코라파닌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데치면서도 설포라판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물의 온도를 낮추기만 하면 된다.

그는 물의 온도를 화씨 204도(섭씨 약 95.6도) 미만으로 유지하고 1~2분 이상 조리하지 말 것을 권했다. 이 온도를 확인하려면 온도계나 디지털 전기주전자가 필요할 수 있다. 데치기 역시 비타민 C와 엽산처럼 열에 민감하고 물에 녹는 비타민의 함량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리 시간이 매우 짧아 영양소가 물속으로 빠져나갈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일반적인 삶기보다는 이러한 영양소를 조금 더 잘 보존할 수 있다.

▲찌기(Steaming)

브로콜리를 찌는 것은 영양소를 보존하는 데 비교적 좋은 조리법 중 하나다. 해리스 교수는 찌는 과정에서는 열이 간접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브로콜리 내부의 온도가 효소를 파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찌는 조리법은 대부분의 채소에서 비타민 C와 같은 성분의 보존율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브로콜리는 이러한 일반적인 경향에서 예외일 가능성이 있다.

▲오븐에 굽기(Roasting)

브로콜리를 오븐에 구웠을 때 영양소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많지 않다. 그러나 글렌 교수는 오븐에 굽는 조리법이 높은 온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브로콜리의 열에 민감한 영양소 일부를 감소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설포라판 생성에 필요한 미로시나아제 효소뿐 아니라 비타민 C와 엽산도 포함된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삶는 것보다 나은 조리법이다. 물에 녹는 비타민이 빠져나갈 물이 없기 때문이다.

또 하나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 있다. 오븐에 굽는 것은 브로콜리를 맛있게 조리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점이다. 따라서 채소를 잘 먹지 않거나 음식 취향이 까다로운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전자레인지 조리(Microwaving)

전자레인지를 이용해 브로콜리를 조리하는 것은 영양소를 보존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일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전자레인지 조리가 다른 조리법과 달리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함량을 오히려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전자레인지 조리가 비타민 C 함량에도 비교적 적은 영향을 미쳐, 이 영양소를 최대 90%까지 보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생으로 먹기(Raw)

브로콜리의 영양소가 전혀 손실되지 않도록 확실히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생으로 먹는 것이다. 신선한 브로콜리의 꽃봉오리 부분을 좋아하는 소스에 찍어 먹어도 좋고, 잘게 썰어 다른 잎채소와 함께 샐러드에 넣으면 아삭한 식감을 더할 수 있다.

익히지 않은 브로콜리를 씹어 먹는다는 생각 자체가 도저히 내키지 않는다면, 비슷한 영양 성분을 가진 다른 십자화과 채소를 좀 더 먹기 좋은 형태로 섭취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글렌 교수는 예를 들어 케일을 스무디에 갈아 넣는 방법을 제안했다.

결국 어떤 방법으로 조리하든 브로콜리를 먹는 것은 아예 먹지 않는 것보다 건강에 이롭다. 따라서 앞서 소개한 조리법들은 브로콜리의 영양가를 최대한 높이는 데 도움이 되는 지침으로 활용하되, 자신의 입맛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주 교수는 브로콜리를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특정한 조리법이 있다면 바로 그 방법을 선택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