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 지어선 안돼”… 20년 전 경고 있었다
▶ 라데라 랜치서 최소 6건
▶ 지하 폐유정 매립 드러나
▶ 주민 불안 확산·대책 요구
오렌지카운티 미션비에호 남쪽의 고급 주거단지인 라데라 랜치 지역에서 희소 소아암 진단이 반복되는 가운데, 이 지역에 주택을 지어서는 안 된다는 20여 년 전 경고 문서가 뒤늦게 확인됐다. 단지가 들어선 땅이 원래 석유를 뽑아 올리던 유전이었고, 사용을 마친 뒤 그대로 묻힌 폐유정이 지하에 남아 있었다는 것이다.
LA타임스와 캘리포니아 포스트 등에 따르면 라데라 랜치에서 최근 10여 년 동안 유잉 육종(Ewing sarcoma)이라는 희귀암 진단이 최소 6건 나왔다. 유잉 육종은 소아·청소년의 뼈나 뼈를 둘러싼 연조직에 생기는 암으로, 인구 3억4,000만 명인 미국 전체에서도 한 해 200~240명만 진단받는 희소 질환이다. 인구 2만여명 규모의 단지 한 곳에서 6명이 확인된 셈이다.
유잉 육종으로 자녀를 잃은 주민 메건 매티슨은 “이 도시 인구가 2만5,000명이고 그중 페이스북 그룹에 수천 명이 있는데 벌써 62건의 응답을 받았다”며 “어떤 사람은 자기가 사는 동네 한 곳에만 뇌종양 환자가 3명이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주민 반려동물이 암 진단을 받은 사례도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들은 처음엔 제초제나 농약을 원인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최근 확보된 캘리포니아주 자연자원보전국 문서에서 다른 정황이 드러났다. 지난 2002년 2월 작성된 이 문서에는 해당 부지에 유정이 매립돼 있다는 내용이 담겼고, 작성자인 엔지니어는 “추가 검토 없이 이 유정 위에 건설이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손글씨로 덧붙였다. 다만 건설을 제한해야 하는 구체적 근거는 문서에 적히지 않았다.
당시 이 문건을 결재한 케네스 헨더슨 석유가스 감독관 대행은 다른 지역 매체 인터뷰에서 “왜 그 문구가 적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도 “유정 밀봉이 현행 기준에 미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