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부부 ‘이혼’ 폭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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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과 멜린다 게이츠 부부가 지난 2017년 프랑스 대통령궁에서 훈장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던 모습. [로이터]

“왜?” 이혼사유 관심 속
세계 4위 1,458억 달러
천문학적 재산분할 주목

세계적 억만장자 부호이자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가 아내 멀린다 게이츠와 이혼하기로 합의했다.

빌 게이츠와 멀린다는 3일 각자의 트위터를 통해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 (결혼 생활) 27년간 우리는 3명의 놀라운 아이들을 키웠고,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일하는 재단도 설립했다”며 “우리는 이 임무에 대한 신념을 여전히 공유하고, 재단에서 계속 함께 일하겠지만, 우리 인생의 다음 단계에서 부부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 자세한 설명은 없어 구체적인 이혼 사유가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 부부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만났다. 빌은 자신이 설립한 회사의 마케팅 매니저였던 멀린다와 1994년 하와이에서 결혼했다. 이들이 1년간 데이트를 한 뒤 결혼을 할지, 헤어질지를 결정해야 할 분기점에 이르렀을 때 빌 게이츠가 침실에 있는 칠판에 결혼의 장점과 단점 목록을 빼곡히 적어놓은 것을 발견한 멀린다는 웃음을 터뜨렸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빌 게이츠의 재산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1,305억 달러 규모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CEO,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다음이다.

이번 이혼 결정에 따라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분할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게이츠는 260억여달러 상당의 마이크로소프트의 주식 1.37%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재산 분할 방식이나 규모 등은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CNBC는 전했다.

게이츠는 2000년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 겸 최고소프트웨어설계자로 옮긴 뒤 멀린다와 함께 질병과 기아, 불평등을 퇴치하고 교육을 확대하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해 활동해왔다.

이들은 평범한 부부를 넘어 자선·사회공헌 활동의 동반자로서 재단 공동의장을 맡아 일하며 ‘동지’의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이번 이혼 소식은 더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블룸버그 통신도 “제프 베이조스와 매켄지 스콧의 2019년 이혼 발표에 이어 최근 몇 년 새 세계 최상위 부호들 사이에서 일어난 두 번째 결별 폭탄선언”이라고 지적했다.

게이츠는 2019년 한 다큐멘터리에서 부인과의 관계를 두고 “진정으로 동등한 파트너”라며 “낙천적이고 과학에 관심이 있다는 점에서 그녀는 나와 많이 닮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이어 “그녀는 사람들을 대하는 데에는 나보다 낫다. 그녀는 면역학을 알려고 하는 데에는 나보다 아주 약간 덜 철저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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