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새해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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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선 목사(시카고)

 

구약성서 출애굽기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애급에서 430년의 노예생활을 청산하고 탈출하던 전날 밤, 곧 아빕월 14일 저녁에 유월절을 지키게 하셨는데, “이 달로 너희에게 달의 시작 곧 해의 첫 달이 되게 하고”(출12장 2절)라는 “새해의 시작”에 대한 기록이 있다. ‘아빕’월은 가나안어로 후에 ‘니산’월이라는 바벨론말로 바뀌었으나 이는 이스라엘의 종교력(宗敎曆) 1월로 정착되었는데 지금의 태양력으로는 3-4월에 해당된다.

우리는 2017년을 보내고 2018년의 첫 달을 맞았다. 동양 사람들은 새해를 맞으면서 한 해의 괴롭고 힘들었던 일들을 묵은해와 함께 잊으려는 망년(忘年)의 감성에 빠지는 반면, 서구 사람들은 새해를 기쁨으로 맞는 Happy New Year 라는 영신(迎新)에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은 사고의 차이 때문일까?

그러나 이스라엘에게 새해에 대한 하나님의 뜻은 과거의 망각(忘却)이 아니라 유월절을 지키게 하심으로 노예생활을 잊지 않게 하시고 나가 하나님이 하시는 민족구원에 동참하는 중요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단으로 양의 피를 문지방에 바르고 누룩 없는 떡과 쓴 나물을 먹게 하심으로 고난의 역사를 되새기게 하시면서 이런 결단을 통해 새로운 역사의 전환점으로 삼아 새해의 시작으로 삼게 하셨다.

이제 2018년이 시작 되었다. 우리가 출애굽 때의 이스라엘처럼 아빔월을 문자적으로 지키는 일을 모방할 이유는 없다. 다만 우리들 크리스천들은 하나님이 주셨던 “새해의 시작” 속에 담긴 참된 교훈을 바르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일반적으로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나이를 한살 더 먹고 1월 달에는 한해를 계획하는 설계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스라엘에게 있어 유월절의 정신은 애급에 대한 복수를 위해 누룩 없는 떡을 먹고 쓴 나물을 먹게 하신 것이 아니며, 가나안을 향한 과거청산이 아니라 지난날의 고통을 마음에 새기며 하나님의 선민적 언약(言約)을 올바르게 깨닫고 이를 후대에 기리 기념하게 하심이었다.

그러므로 출애굽기에 반영된 새해의 의미는 사도바울의 직관적인 말씀인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고후 5장17절)는 내용과 일맥상통한다고 하겠다.

이스라엘이 유월절 정신으로 살고 율법 안에 있을 때 선민이 되고 장자의 민족이 되어 가나안땅이 축복의 땅으로 열려진 것처럼, 새해의 의미는 지금 “내 자신이 그리스도 안에 있을 때” 그것이 축복이요 새로운 피조물이 되는 길임을 믿어야 할 것이다.

바울은 이 영적인 운동이 새해의 시작이요 그 시작을 새로운 피조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는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1장 1절)는 1회성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마치 인체 내의 세포가 끊임없이 만들어 지는 것과 같이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 창조가 계속될 때 새로운 역사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제 2018년이 시작되었다. 태음력으로는 개띠인 무술년(戊戌年) 이다. 주인을 도와 양떼를 지키는 충직한 개같이 영적으로 지금을 깨여 있는 그리스도의 피조물로 새해를 살아가자. (mymilal@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