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1명이 14명 감염···사스급 전염병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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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중국 베이징 서부역 대기실에서 최대 명절 춘절을 맞아 고향으로 떠나려는 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야기한‘우한 폐렴’은 사람 간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베이징=AP 연합뉴스]

유전자 변이 빨라···사람 간 전염 확인
의료진 15명 확진, 사망 6명으로 늘어
中보건당국 콜레라급 대응조치 요구
호주서도 의심환자, WHO 오늘 긴급회의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이 속도가 상당히 빨라 사람간에도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며칠 새 방역망이 뚫렸음이 확인되면서 “충분히 관리할 수 있다” 던 중국의 호언장담은 모두 허언이 됐다. 중국 보건당국은 우한 폐렴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동급인 ‘을’류 전염병으로 지정하되 대응 조치는 페스트·콜레라에 해당하는‘갑’류 전염병 수준으로 취하라고 공고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미생물 전문가인 위안궈융(袁國勇) 교수는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바이러스는 유전자 변이가 매우 빠르다”면서 “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계속 변이를 일으켜 적응하고있다”고 밝혔다. 호흡기질환 전문가인 중난산(鐘南山) 박사도 “현재는 바이러스 감염이 상승하는 단계이며 바이러스가 몸 안에서 적응하면 독성이 더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2003년 창궐한 사스의 수순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에서 유행한 사스 바이러스가 홍콩으로 번졌을때 바이러스 변이가 일어나면서 사람 간 전파가 잘되는 바이러스로 확인됐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변이가 일어나면 사람 간 전파가 잘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둥(廣東)성에서 시작된 사스로 인해 중국 본토 349명, 홍콩 299명을 포함해 전 세계 37개국에서 774명이 숨졌다. 가장 우려하던 사람 간 감염이 현실화하면서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는 “의료진 1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가운데 1명은 위중한 상태”라며“의료진 14명이 환자 1명으로부터 감염됐다”고 밝혔다. 중난산 박사도 “우한 폐렴이 사람 간에 전염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단언하면서 “광둥성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 2명은 우한에 가지 않았지만 가족들이 우한에 다녀와 폐렴이 걸린 뒤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설명했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며칠 새 중국 전역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최초 발병지인 우한을 넘어 수도 베이징(北京)과 남부의 광둥성 선전(深), 동 부의 상하이(上海)가 뚫렸다. 특히 우한에서는 66세 남성과 48세 여성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6명으로 늘었다. 환자 가운데 51명은 중태, 12명은 위중한 상태다.<베이징=김광수 특파원·김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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