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종 망설임’에 백신 수요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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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로이터>

연방정부에 코로나 백신 배포 보류 요청 주정부 증가세
전체 인구 34%만 접종 완료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백신을 거절하는 주정부들이 늘고 있다고 AP통신과 가디언이 8일 보도했다.

AP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부터 워싱턴주에 이르기까지 미전역에서 주들이 최근 연방정부에 상당량의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배포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백신 수요가 곤두박질치자 이전에 배포되던 물량의 일부만 보내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위스콘신주의 보건 관리들은 다음 주에 할당된 16만2천여회분의 백신 중 8%만 보내달라고 주문했다. 또 아이오와주는 다음 주 할당분의 29%만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캔자스주는 수요 감소로 하위 행정 단위인 카운티들이 백신을 거부하자 지난주 할당분의 9% 미만을 받았다.

일리노이주 역시 지난주 처음으로 할당된 물량보다 적은 백신을 받았다. 이 주는 5주치의 백신 재고를 갖고 있다. 일리노이주는 다음 주 시카고시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는 할당분의 9%만 요청할 계획이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지난주 요구량을 약 40% 줄였고, 워싱턴주도 이번 주에 주문량을 40% 축소했다.

AP는 이처럼 거절된 백신 물량이 지난 1주일 동안에만 수십만회분에 달한다며 백신 맞기를 주저하는 미국의 문제를 냉엄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이날까지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45.6%인 1억5,131만5천여명이 백신을 최소한 1회 접종했고, 33.9%인 1억1,262만6천여명은 백신 접종을 마쳤다. 18세 이상 성인으로 국한하면 57.7%가 최소 1회 백신을 맞았고, 43.2%가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그러나 이날 하루 접종자수는 200만명으로 낮아졌다. 이는 전주보다 20% 감소한 것이고, 정점이었던 지난달 13일의 340만회와 견주면 40% 넘게 줄어든 것이다. 다만 모든 주가 이처럼 주문량을 줄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메릴랜드·콜로라도주는 할당량을 전부 다 요청했고, 뉴욕시 역시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의원이나 동네 약국 등에 공급을 늘리겠다며 백신 할당량을 다 받고 있다.

이처럼 백신 수요가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미 독립기념일인 7월 1일까지 미국 성인의 70%가 최소한 1회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를 새롭게 내놓은 상황이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러지·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최근 “신비주의적인 집단면역 수준”을 포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존스홉킨스대의 부학장 조슈아 샤프스틴 박사는 ABC 뉴스에서 자신은 집단면역이란 환영이 사라지고 있는데 대해 절망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샤프스틴 박사는 “집단면역이 꼭 음악이 연주되고 해가 빛나는 순간은 아니다”라며 “집단면역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공동체 내에서 얼마나 쉽게 돌아다닐 수 있느냐에 관한 것이며 나는 여전히 앞으로도 더 많은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CDC가 코로나19 예방효과를 높이기 위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필요한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8일 CNN에 따르면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여배우 제니퍼 가너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면역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하는지, 또 미국에 들어온 변이 바이러스에 부스터샷이 필요한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CDC는 부스터샷이 필요한지부터 그 시점이 언제여야 하는지 등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6개월이나 1년, 2년 뒤에 또 맞아야 하는지가 그것이다. 월렌스키 국장은 “우리는 최악에 대비하고 싶다”며 “만약 필요하다면 그에 대한 준비를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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