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개혁주의 신앙: 구원의 순서(예정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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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국 목사/로뎀교회 담임

 

성경은 하나님의 예정에 관해서 분명히 말씀한다. 이 세상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이고 하나님은 당신의 계획에 따라 영원한 현재에서 피조세계의 모든 것을 작정하신다. 사람의 구원도 하나님의 작정 안에서 이루어진다. 하나님의 예정은 인류의 큰 사건뿐만 아니라(예를 들어, 2차 세계대전, 911, 미국의 건국 등), 모든 사소한 사건까지도(예를 들어, 개미의 움직임) 포함한다. 큰 사건은 작은 사건이 뭉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작은 사건을 제외한 큰 사건만 하나님의 예정 가운데 있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세상 만물이 하나님의 작정과 예정 속에 이루어지지만, 인간은 자유의지를 가진다. 물론 이 자유의지도 하나님의 선물이고 하나님의 작정을 벗어날 수는 없다. 그런데도 인간의 삶은 숙명론으로 미리 결정되지 않고 자유의지로 개척해야 하는 미지의 세계이다. 모순처럼 보이는 이 두 가지의 명제를 성경은 모두 기술한다. 과거에 예정에 대해서 논했고, 그 후 몇 주간 인간의 자유의지에 관해서 설명했는데, 이 글에서도 계속해서 자유의지에 대한 성경의 증거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어떤 조건을 요구하고 이를 실행할 경우 은혜 베푸신다고 약속했는데, 이 둘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인간의 자유의지가 전제됨을 알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의 조건: 구하라 . . .  찾으라 . . . 문을 두드리라 . . .

하나님의 약속: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 . .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 . .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마 7:7)

인간의 조건: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하나님의 약속: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

인간의 조건: 만일 너희가 믿음에 거하고 터 위에 굳게 서서 너희 들은 바 복음의 소망에서 흔들리지 아니하면

하나님의 약속: 너희를 거룩하고 흠 없고 책망할 것이 없는 자로 그 앞에 세우고자 하셨으니(골1:22-23).

인간의 조건: 볼지어다 내가 문 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하나님의 약속: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와 더불어 먹고 그는 나와 더불어 먹으리라(계3:20).

특히 인간의 구원에 대해서도 선행 조건을 말씀함을 주목하자.

인간의 조건: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하나님의 약속: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할 것이요(마10:32).

인간의 조건: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하나님의 약속: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마10:33).

인간의 조건: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약속: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1:12).

인간의 조건: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하나님의 약속: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요3:16).

인간의 조건: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하나님의 약속: 구원을 받으리라 하였느니라(행2:21).

인간의 조건: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하나님의 약속: 구원을 받으리라(롬10:9).

인간의 조건: 너희가 만일 내가 전한 그 말을 굳게 지키고 헛되이 믿지 아니하였으면

하나님의 약속: 그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으리라(고전 15:1)

이상에서 열거한 것처럼, 하나님은 인간에게 구원을 비롯한 각종 은혜를 주시는데, 이를 받기 위해서 인간은 순종해야 한다. 구원도 하나님의 은혜이지만 동시에 인간의 반응을 요구한다. 사람은 구원받기 위해서 (1) 예수님을 시인해야 하고(마 10:32), (2) 예수님을 영접해야 하며(요 1:12), (3) 예수님을 믿어야 하고(요 3:16), (4) 주의 이름을 불러야 하며(행 2:21), (5) 예수님의 부활을 마음으로 믿어야 하고(롬 10:9), (6) 성경 말씀을 굳게 지켜야 한다(고전 15:1). 이처럼 은혜 수여의 선행조건으로 인간의 행위를 요구한다는 점은 사람의 자유의지를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