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임꺽정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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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후(TV탤런트/네이퍼빌)

벽초 홍명희는 1884년 생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1844년 생,그들이 서로 교분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일은 없다. 그러나 니체가 나포레옹을 보고 “백마위에 앉은 세계의 정신”이라고 찬탄한 헤겔에게 영향을 받은 것처럼, 히틀러의 사부님 같은 주장을 했던것도 우리는 드려다 볼수있다. 니체의 수많은 명언중에서 “인간에게 광기는 드믈다. 허지만 단체나 정당,국가, 시대에 있어서 광기는 법칙이다.” 라는 주장에 대해 아마도 벽초는 크게 반발을 느꼈던것 같다.

1928년 조선일보에 연재를 시작한 임꺽정은 힘으로 밀어 부치는 인간, 연민보다는 폭력, 폭력보다는 광기에 가까운 잔인성을 드러내면서 “인간에게 광기는 드믈다”는 말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소설을 혼신을 다해 써 내려갔다. 몇번이나 투옥도 되고 다시하고 연재를 계속했지만 기어코 미완으로 남은 소설, 기존질서는 물론이고 금과옥조로 숭상하던 선비정신을 멸절시키고 살벌하고도 잔인한 야수를 영웅처럼 숭배하도록 만들었던 소설 임꺽정, 그는 1948년 월북을 하면서 “백마를 탄 세계의정신”이 바로 김일성이라고 느꼈을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탄생하자 내각부수상, 최고인 민위원회부위원장 같은 개국공신은 물론, 1950년 그의 딸 홍영숙을 김일성에게 내어 주며 그의 장인도 되었다. 김일성에게는 그야말로 운신의 폭을 뛰어넘어 비단길을 깔아준 셈이며 김정일,김정은에 이은 세습독재와 함께 무엇이든 야수가 생각하는데로 할수 있도록 잔인한 고사기관총같은 고속도로를 깔아 준 셈이 되고 말았다.

그의 선조는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 그 홍씨의 아버지 홍봉한,홍국영등 혁혁한 권문세가를 이루고 있었는데도 그 모든것을 뿌리체 흔들어 놓고 두려 빼 버릴 수 있었던 그의 사고는 니체보다도 독하고 헤겔만큼이나 명철한것은 사실이라고 해야 할까?. 지금 한반도는 출구가 없다. 전문가들이 지혜를 짜내고 회의를 거듭해 보아도 무슨 비스무리한 양약도 없다. 불나방처럼 한사코 달겨드는 임꺽정 증후군 앞에 속수무책이라는것을 감추려 하지도 않는 패배감으로 위축되어 있는것이 현실을 욱죄이고 있다. 나라의 수반이라는 사람은 전정권에서 금기를 여겼던 모든 사안을 모조리 뒤집어 놓을 수 있도록 붉은 카?을 갈아 주고 있는데 오히려 열심이다. 그는 미국에 이어 독일에서도 동문서답을 하며 바보 온달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 바보가 되어서 정녕 그러고 있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사실 위나라의 사마의나 이스라엘의 다윗 왕처럼 침을 겔겔 흘리고 먹추처럼 동문서답을 태평스럽게 연출해내는 용기로 보고싶은것이 우리들의 솔직한 희망사항이랄까? 임꺽정 증후군은 이렇게 모든 분야에서 일사분란한 투쟁을 펼치고 있으며 그동안 거룩한 휴가를 즐기고 있던 신부님 원로교수님 정치인 시민단체장들까지 연명으로 행동대를 이루고 있는데 공작조 탓만 하고있는 분열된 야당의 지리멸열은 이제, 더 바랄것도 없으며 다시 임꺽정의 공포만을 마지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어찌하면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