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지혜로운 사람이 누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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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수 목사(순복음충만교회 담임/시카고)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사과니라 – 잠언 25장 11절

“저는 태어날 때부터 장님입니다.”  이런 글이 쓰인  팻말을 목에 걸고 프랑스 파리의  미라보 다리 위에서 구걸을 하고 있는 한 장님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곁을 지나가던 어떤 사람이 그 걸인에게 당신이 이렇게 해서 구걸하는 액수가 하루에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걸인은 침통한 목소리로 겨우 10프랑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소리를 들은 행인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걸인의 목에 걸려있는 팻말을 뒤집어 놓으며 다른 어떤글 을 적어놓았습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후, 그 행인이 그 곳에 다시 나타났을 때 걸인은 행인의 손을 붙잡고 감격해 하며 물었습니다. `참으로 고맙습니다. 선생님께서 다녀가신 뒤 요사이는 50프랑까지 수입이 오르니 대체 어떻게 된 연유인지 모르겠습니다. 도대체 무슨 글을 써 놓았길래 이런 놀라운 일이 생기는 겁니까?` 그러자 행인은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별다른 게 아닙니다. 원래 당신의 팻말에 써 있는 글 `저는 때어날 때부터 장님입니다` 라는 말 대신에 `봄이 오건만 저는 그것을 볼 수 없답니다` 라고 써 놓았을 뿐이죠.”

 

이 이야기는 우리가 쓰는 말 한 마디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준 프랑스의 시인인 로제 카이유의 말입니다. ‘태어날 때부터 장님’ 이란 무미건조한 말만 가지고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감동도 주지 않았지만, 거기에 좀 더 아름다운 상상의 날개를 달아줌으로써 사람들의 동정심을 자극할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이왕이면 우리도 살아가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수식어를 하나씩 달아주면 어떻겠습니까? 같은 말, 같은 생활이라도 이렇게 아름답게 꾸며주면 보다 멋깔스럽고 정감어린 생활을 할 수가 있어지지 않을까요?

 

오래 전에 대형 서점 건물 벽에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는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본적이 있습니다. 책과 사람의 관계를 잘 표현하는 문장입니다. 말과 사람의 관계도 이와 같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말을 하고 말이 사람을 만든다”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언어를 통하여 자신의 의사표현을 합니다. 말 속에는 말하는 사람의 인격과 삶이 녹아 있습니다. 말에 의해서 사람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말이 사람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잦은 부부싸움으로 힘들어 하는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내가 결심을 하고 남편에게 말합니다. “여보! 금년에는 우리 서로 좋은 말 하며 살도록 합시다.” 아내의 말에 남편은 “이봐 좋은 말 하게끔 만들어야 좋은 말이 나올거 아냐?” 이렇게 되받아쳤습니다. 이 남편은 말의 위력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좋은 말하게끔 해야 좋은 말이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말 하다보면 좋은 말 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부정적인 말을 하면 부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말을 하면 또한 희망적인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사람이 말을 하지만 또한 말이 사람의 인생을 바꾼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언어는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사람 중에 하나라고 하는 솔로몬 왕도 말의 힘을 잘 알았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의 잠언에는 말의 중요성에 대한 교훈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본문의 말씀도 그 중 하나입니다. 솔로몬 왕은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 사과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은쟁반도 귀한 것인데 그 위에 금 사과가 놓여 있으니 더욱 값지고 귀한 것입니다. 하나의 완전한 조화의 모습입니다. 바른 언어 생활은 이처럼 사람의 삶을 값지고 풍요롭게 하는 귀한 축복의 자원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누구일까요? 학벌이 높고, 재물이 많은 사람이 아닙니다. 바른 언어 생활을 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외모를 보기도 하지만 그 사람의 말을 보기도 합니다. 말에 신용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외모가 빼어나도 인정을 받을 수 없습니다.

 

성경에서 말의 힘 또는 혀의 권세를 강조한 사람이 야고보 사도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바른 믿음의 사람은 자기 감정을 다스리고 말을 제어할 능력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이것이 가능해야 그 사람의 믿음이 살아 있는 믿음이 되고 참 믿음이 된다는 것입니다.

좋은 말이 좋은 사람을 만듭니다. 좋은 말이 좋은 가정을 만듭니다. 좋은 말이 좋은 사회를 만듭니다. 긍정의 말, 축복의 말, 격려의 말, 희망의 말을 많이 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그런 말을 하는 저와 여러분이 먼저 그런 사람이 될 것입니다. 서로 비난하고, 정죄하고, 악평하면서 좋은 환경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에덴동산에서 뱀은 아담과 하와를 칼로 죽이거나 무기로 죽인 것이 아닙니다. 말, 간교한 말로 죽였습니다. 에덴의 행복을 빼앗아 간 것은 다름 아닌 말이었습니다. 인간이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며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큰 은총의 선물입니다.

 

우리 모두 입술을 잘 다스릴 수 있는 사람들이 되어서 가정과 교회와 세상을 아름답게 세우는 분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그리하여 말로 인하여 실족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말로 인해서 그 인생이 아로새긴 은 쟁반에 금 사과와 같은 고귀한 것으로 채워지는 놀라운 은혜가 있으시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 holyfgfc@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