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그의 대북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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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한(한미자유연맹 부총재/시카고)

 

최근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일본, 한국, 중국 등을 순방하며 각국 정상들과 북핵 문제 해결에 관한 회담을 하였다. 그런데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특별한 대북문제 해결책이 나오지 못했고 오히려 중국, 일본 등에서 황제의전을 받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이 흐려졌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번 아시아 순방에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의 자금성에서의 초호화 접대, 일본, 한국 등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접대가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약화시켰다는 지적들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청하였고 한국에 온 트럼프는 한국민의 대의 기구인 국회에서 연설을 했다. 그의 연설 모습은 차분한 듯했으나 그 내용은 강렬했고 남북한 양 쪽을 향한 경고의 메시지가 매섭게 깔려 있는 듯했다. 그는 연설에서 우리는 평소 잊고 살았던 한국의 성공과 북한의 실패에 대해 조목조목 구체적인 적시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이에 할애했다. ’88 올림픽’까지 거론하는 것도 그렇고, 그가 대통령 되기 전 사업가로 한국 사업체와의 교류가 있었다는 데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지금 겪고 있는 미국과 북한 간 갈등의 직접적인 원인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때문이었다. 북한이 핵개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감지된 이후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어떻게 하든 이를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동맹국이자 미국보다 더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는 한국에서는 겉으로는 미국과 공조하는 듯했으나 오히려 여러 방법으로 북한을 지원해왔다. ‘평화’니 ‘인도적’이니 하는 명분으로 자금을 대주고 국제사회에 북한의 핵개발을 변호하면서 시간을 벌어줬다. 드디어 지금 북한은 사실상 핵 보유국이 되었다. 핵을 실어 수천 km를 보낼 수 있는 미사일도 완성 단계에 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라는 ‘수건 돌리기’는 끝났다. 트럼프에 이르러 이제 칼을 빼들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몰린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이 아직도 한국의 ‘바짓가랑이나 잡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미국 젊은이들 수만 명이 이 땅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동맹국으로서 끊임없는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 한국이라는 나라가 지켜졌고 오늘날의 부흥이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지금까지 많은 은혜를 베푼 사실을 일깨우려는 듯했다. ‘한국은 끔찍한 참화를 딛고 일어나 지구 상 가장 부강한 국가의 반열에 올랐습니다’라는 대목에서는 ‘이게 다 누구 덕이냐?’라는 반문이 묻어있는 대목으로 읽힌다. 특히 한국에서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삶과 국가를 꾸려나가고 자유와 정의, 문명과 성취의 미래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잔혹한 독재자 체제가 이 지구 상에서 공존하는 것 자체를 인류가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이를 축출하는 것은 모든 국가가 동참해야 하는 의무로 규정했다. 한국의 발전을 치하하는 한편 이는 미국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이제 와서 딴생각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강렬한 메시지가 들어있는 것으로 읽힌다. 또한 트럼프는 ‘동맹의 굳건함과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한 양국 간 공조를 재확인’하고 소위 ‘코리아 패싱’은 없을 것으로 공언하고 갔지만 이는 트럼프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의해 깨질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이 받을 능력도 없으면서 전시작전권 전환에 집착하는가 하면 중국과는 3불 약속(사드 추가 배치,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 한미일 군사동맹에 불참)’을 하는 등 계속된 한미동맹 정신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는 트럼프로서도 인내의 한계가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그런 언급 자체가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국이 주의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로도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와 여당이 시시때때로 다른 ‘친미’, ‘반미’의 이중적 행태가 어떤 결과를 몰고 올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특히 속은 반미이면서 현실적인 미국의 힘 사이에서 부리는 재주의 끝이 불안하다. 이 반미 지지자들이 반미 시위를 멈추지 않고 더욱 확장시키고 있는 것도 한.미 동맹을 균열시키는 큰 문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으로 더욱 강력한 대북압박과 정책을 기대했지만 아시아 순방국가들의 황제의전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돌려놓는 작전으로 오히려 대북정책이 약화되었다.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은 대북 정보유입뿐이다. 자유아시아 방송(RFA)와 미국의 소리(VOA)를 시작으로 대북방송 시간을 파격적으로 늘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