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혼인할 혼(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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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규 목사 (시카고한마음재림교회)

 

“창세기와 한자”라는 아주 흥미로운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은 성경 창세기의 이야기가 중국 문자인 한자 속에 담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한자는 상형, 표의 문자입니다. 그래서 각각의 문자는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와 형상 또는 상징이 담겨져 있지요. 그래서 한자의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속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 말하고 있는 놀라운 사실은 한자 속에 창세기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한가지 들어 보겠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 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창세기 2:7) 이 구절은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신 장면입니다. 그런데 한자에서 만들다는 의미의 한자로는 ‘만들 조'(造)가 있습니다.  이 한자를 분배해 보면 ‘만들 조'(造)는  흙 토(土) + 입 구(口) + 삐침 (丿)생기 + 걷다 (辶)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흙으로 사람을 만들고 생기를 불어 넣으니 걸어 다니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만들 조(造)가 된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하나님께서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는 성경의 이야기가 그대로 한자 속에 표현되어 있습니다. “창세기와 한자”라는 책은 이런 식으로 창세기 1장부터 11장까지의 이야기가 모두 한자로 설명이 되어진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럼 오늘 또 다른 한자를 살펴봅시다. 이것은 “창세기와 한자”라는 책에 소개된 것은 아니고 저의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함께 생각해 볼 한자는 혼인 할 혼(婚)입니다. 이 글자도 역시 분해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자 녀'(女) 와 ‘날 저물 혼'(昏)입니다. 혼인을 하는 것을 표현할 때 왜 ‘여자’와 ‘날이 저물 때’를 합쳐서 표현 했을까요. 고대의 결혼들이 대부분 날이 저무는 황혼녘에 있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그렇다면 왜 ‘여자 녀'(女)를 붙였을까요? 창세기에서 그 답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을 깊이 잠들게 하시니 잠들매 그가 그 갈빗대 하나를 취하고 살로 대신 채우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아담이 가로되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이것을 남자에게서 취하였은즉 여자라 칭하리라 하니라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창 2:20-24) 하나님께서 여자를 창조하시고 아담과 혼인하게 하신 장면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 처럼 여섯째 날 아담은 홀로 창조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하루를 보내며 모든 동물들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일을 하다가 자신만이 외톨이임을 깨닫죠. 그제서야 하나님은 아담을 위하여 여자를 만드셨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아담이 하와를 보고 둘은 혼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혼인한 아담과 하와는 이내 다가온 안식일 저녁시간을 맞이하며 그들의 신혼 첫날 밤을 보내게 됩니다. 창조 여섯째 날 해질녘 하나님께서 여자를 이끌어 오시고 남자와 혼인하게 하신 이 모습. 혼인 할 혼(婚) 글자의 의미와 잘 연결되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결혼의 모습을 잘 살펴 보십시요. 하나님께서 여자를 창조하실 때 남자는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남자는 자고 있었습니다. 그는 여자의 창조에 아무 것도 기여한 일이 없습니다. 이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역이었습니다. 하나님이 계획하셨고 하나님이 만드셨으며 하나님이 아담 앞으로 이끌어 왔습니다. 하나님이 여자를 만드실 때 남자는 아무것도 모른체 잠만 자고 있었습니다. 그 여자가 존재케 되고 혼인하게 되는 일에 남자는 한 일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오직 하나님 홀로 여자를 만드셨고 두 사람을 혼인 시키셨습니다.

오늘 우린 남편들에게 아내를 허락하셔서 혼인하게 하신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주권적인 사역입니다. 우리로 만나게 하시고 사랑하게 하셔서 결혼하게 하셨으니 이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남편 여러분, 여러분들의 아내들을 한번 바라보세요. 그리고 이렇게 기도하십시요. “하나님, 오늘 이 여자를 저에게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제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주신 이 여자를 평생 사랑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