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1-2017] 6일째 비…계속되는‘물 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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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임시 보호소가 설치된 휴스턴 조지 브라 운 컨벤션 센터로 대피해 있다.

 ‘하비’ 강수량 50인치 육박,역대 최고치 돌파

인명피해·주택침수 속출

트럼프 방문 “엄청난 피해규모”

텍사스주 휴스턴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열대성 폭풍으로 위력이 약화하기 했지만, 오히려 이동 속도를 늦춘 채 폭우를 집중적으로 쏟아 붓고 있어 갈수록 피해가 급증하고있다.

하비의 직격탄을 맞은 휴스턴에는지난주말부터 6일째 물폭탄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현재 미 역사상최대 강수량인 49.2인치(1.25m)가 내린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였던 1978년 48인치(1.22m)를 넘어선 것이다.

휴스턴이 속한 해리스 카운티 당국은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저수지가 범람할 위기에 처하자 2개의 댐 수문을 열어 방류를 결정했다. 또 휴스턴 남쪽에있는 컬럼비아호수의 제방이 무너져,긴급 주민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인구 650만 명으로 미국 4대 도시인 휴스턴 곳곳에서는 단층 주택의 지붕까지 물이 차오르면서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휴스턴 조지 R. 브라운 컨벤션 센터에 마련된 임시보호소에 9,000명의주민이 수용됐으며, 휴스턴에서 북쪽으로 402㎞ 떨어진 댈러스와 서쪽으로 258㎞ 거리인 오스틴에 설치된 보호소에도 각각 8,000명과 7,000명의주민이 대피했다.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 시장은 추가로 1만 명의 피난민을 수용할 수 있는보호시설 마련을 위한 재정 지원을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요청했다.

인명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순찰중이던 경찰관 한 명이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돼,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 수는 11명으로 늘어났다.

연방 정부는 주민 구조를 위해 군병력 투입을 늘렸으며, 미 전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속속 집결해 구호를 돕고 있다.
그러나 하비가 앞으로도 더 많은 양의 비를 뿌릴 것으로 관측돼,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국립허리케인센터는 그동안 텍사스 해안에서 떨어진 멕시코만 바다 위에 머물던 하비의 중심이 이날 밤 또는 30일 오전 육지로 상륙할 것이라고 예보해, 재난 당국과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와 오스틴을 잇따라 방문해 재난 당국자들을 격려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수해지역을 방문해 이재민과 악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 회의를 열어 주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번 재난은 “엄청난 피해 규모”라고 우려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 재난지역인 휴스턴은 구호와 복구 활동이 한창이라는 점을 고려해 방문하지 않았다. <서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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