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소를 찾아서>나일스의 ‘피사의 사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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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이 시카고 북부 서버브 나일스의 투이(Touhy)길을 운전하다보면 약 30m 높이의 기울어진 탑을 보게된다.
무슨 연유로 이런 쓰러질 것 같은 탑이 여기에 서 있는지 운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곤 한다.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 모형인 것 같은데 처음 구경하는 사람들은 신기하기만 하다.
얼마 전 나일스시는 보수 공사를 마치고 최근에는 맨 꼭대기에 설치된 5개의 종들을 울려 주민들이 종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
가장 오래된 종은 300년이 넘었다.
이 탑은 1931년에 착공해 1934년 완공됐다. 직경이 28 피트, 높이는 94 피트인데 이탈리아의 피사에 소재한 사탑을 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탈리아의 사탑은 177피트에 직경이 56피트에 이른다. 원래 1171년 착공, 1334년에 완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의 피사의 사탑은 가톨릭 성당의 부수 건물로 종을 치기 위한 성당 부속으로 건축되었다고 전해진다.
6개의 종이 설치되어 있는데 가장 오래된 것은 6백년을 넘긴 것이다.
나일스에 소재한 복제 탑의 경우 물을 저장하기 위한 유틸리티 타워(Utility Tower)로 지어졌다.
이른바 시카고 서버브의 타운들은 커다란 원형 물탱크를 세우고 탱크 외부에 타운 이름을 써놓은 것이 보통이지만 이 당시 그런 물탱크 역할을 이 탑이 수행한 것이다.
지금은 탑에 붙어있던 YMCA 건물이 팬데믹으로 인해 완전 폐쇄됨으로써 이곳을 구경하는 관광객도 줄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지나가는 운전자들의 시선을 끌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그래도 이 “피사의 사탑’ 복제 탑은 미국 역사의 한 페이지를 간직한 사적지(Historic Place)로 내셔널 레지스터(National Register)에 등재되어 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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