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행 끝났나···심각한 변이 출현 누구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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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WP, ‘대유행 종료’ 美 분위기 꼬집어
“붐비는 곳 마스크 쓰고 가을 대비해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이 급격하게 줄면서 ‘대유행 종료’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심각한 변이가 또다시 출현할 수 있어 경각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9일자(현지시간) ‘대유행은 정말 끝났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마치 대유행이 끝난 것처럼 여기는 미국 내 분위기를 꼬집었다.

WP는 우선 지난 26일 미 대통령의 최고 의학 고문이자 전염병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우린 바로 지금 이 나라에서 틀림없이 대유행 단계를 벗어났다’는 PBS 방송에서의 희망적인 언급을 거론했다.

‘대유행 종식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나’라는 사회자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파우치 소장은 이튿날인 27일 WP 인터뷰에서 전날 자신의 발언을 상기하며 ‘극심한 대유행 단계라는 요소라는 것을 말했어야 했다’며 ‘미국은 전면적으로 폭발적인 대유행 단계를 지났다’고 다소 다른 어감으로 말했다.

미국이 대유행에서 정상화로 가는 과도기에 있다는 의미였다.

WP는 미국인의 73%가 대유행 종식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낙관한다는 최근 마리스트의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대중은 (대유행 종식에) 동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근거로 WP는 미국 내 오미크론 발병이 최악이었던 3개월 전 하루 80만 명 이상이던 신규 감염자가 현재 5만3천 명으로 떨어졌고, 입원율도 같은 기간 91% 하락했고, 하루 평균 사망자 역시 작년 1월의 10분의 1 수준이란 점을 들었다.

WP는 “이런 지표는 최근 약간의 감염 상승세에도 지난가을 오미크론 급증 같은 것은 없음을 보여준다”며 그 이유로 미국인의 면역 강화 가능성을 꼽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민 60%가 코로나19에 걸린 적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자격이 되는 미국인의 70%가 백신을 완전히 접종했고, 47% 이상은 최소 한 차례의 부스터 샷(추가 접종)까지 맞았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사라지진 않지만, 대규모 발병이나 과중한 입원 및 사망을 멈추게 할 수도 있는 ‘면역 장벽’의 기초가 형성됐다는 상황이란 것이다.

하지만 WP는 “그래서 대유행은 끝났나”라고 자문하며 “또 다른 변이가 언제 나타날지, 더 많은 전염성을 가질지, 더 심각할지 누구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변이는 여전히 발생할 수 있고, 특히 백신이나 부스터 샷을 맞지 않은 사람들은 취약하기에 낙천적으로 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제조, 진단 테스트의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의회는 계류 중인 대유행 구제 관련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WP는 “그렇지 않으면 미국은 가을에 필요한 게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또 미국에서 바이러스 핫스폿(집중 발병지역)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며 붐비고 밀폐된 공간에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선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가 사실상 해제된 상태다.

WP는 “세계의 많은 지역에선 대유행이 끝나지 않았다”며 “중국은 중대 발병과 싸우고 있고, 많은 빈국은 아직 백신 접종조차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유행의) 극심한 단계가 미국에선 완화되고 있을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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