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자녀 둔 부모들 고민 ‘학교에 보내?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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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뉴욕대(NYU) 캠퍼스에서 학교에 복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로이터]

코로나가 바꾼 새학기 표정
학업 잘 적응할까 대신
캠퍼스는 안전할까 걱정

메인 주 웰스에 사는 재클린 투어빌은 이번 달 딸을 대학으로 보낼 일을 생각할 때마다 좌불안석이다.

“아이가 아플까봐 걱정이 돼요”라고 말문을 연 투어빌은 동화작가, 그녀의 18세 딸 클레어 브라운은 매사추세츠주 앰허스트에 있는 햄프셔 칼리지로 떠날 예정이다. 집에서 꼭 2시간22분 운전 거리다.

“아프면 어떻게 하지요? 학교 보건담당 직원이 알려줄까요? 딸이 내게 말을 할까요? 내가 데리러 가면 오며가며 운전할 때 어떻게 하지요? 창문을 전부 연 채로 달릴까요?”

보통 이맘 때 부모들이 하는 걱정은 대학으로 떠나는 아이들이 가서 행복할지, 학업을 잘 따라갈지, 잘 맞는 전공을 골라 안정된 커리어를 갖게 될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걱정들은 다 뒤로 밀리고 한가지 걱정만이 압도하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케이스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학교에서 안전할까 하는 것이다.

미국 대학의 4분의 1이 올 가을학기에 일부 또는 전면 온라인 수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상당수는 기숙사를 오픈할 계획이다.

볼티모어의 존스 합킨스 같은 경우 주거 문제가 불안하거나 기타 곤경에 처한 학생들에게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 주 풀만의 워싱턴 주립대학의 경우 재향군인 자녀이거나 캠퍼스에서 일하는 등의 제한된 조건에 부합되는 학생들에게 기숙사를 제공할 계획이다.

온라인 수업만을 제공하는 UC 버클리도 주거신청서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판에 계획을 바꾸는 곳도 있다. 매서추세츠 대학은 바로 지난 주 클래스가 시작되기 3주전에 온라인 클래스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기숙사로 이주할 수 없다고 발표했다.

어차피 많은 학교의 상급생들은 캠퍼스 밖의 아파트나 프래터니티 혹은 소로리티 클럽으로 돌아오고 있다. 따라서 부모들은 자녀를 집에 머물도록 강요하거나 아니면 집을 떠나 친구들과 합류하도록 허용해야 한다. 감염 데이터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시카고의 은퇴 소방관이자 독신 아버지인 켈리 허치슨은 “최선을 위해 기도하고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의 딸 케이틀린(19)은 이타카 칼리지에 다니며 학교 육상팀의 일원이다.

허치슨이 지난 3월 딸이 전국 챔피언십 트랙에서 뛰는 모습을 보기 위해 노스캐롤라이나에 도착했을 때 딸과 팀원들은 울고 있었다. NCAA가 방금 팬데믹 때문에 경기를 취소했던 것이다. “케이틀린이 그렇게 무너지는 것을 지켜본 것은 내가 경험한 것 중 가장 고통스러운 일의 하나였다”고 말한 그는 딸이 이번 가을 학기에 업스테이트 뉴욕에 있는 캠퍼스로 돌아가는 것도 100% 편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예일 공중보건학과장인 닥터 스텐 버먼드는 35세 이하 인구가 미국인의 45%를 차지하지만 8월5일 현재 CDC 통계에서 코비드-19 사망자의 1%가 안 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시건 대학의 수석보건행정가 닥터 프리티 말라니는 보다 큰 위협은 전체적으로 커뮤니티를 향한 것이라며 “대학이 대규모 감염의 원동력이 되느냐가 이슈”라고 말했다.

볼티모어의 프리랜스 작가 제니 버크는 한 딸은 피츠버그의 듀케인 대학에, 다른 딸은 보스턴 칼리지에 데려다주었다. 하지만 어쩌면 몇 주 후 다시 그 아이들을 픽업하러 가야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녀가 특히 걱정되는 아이는 팬데믹 때문에 고교 졸업반을 망쳐버린 18세의 캐롤라인이다.

어떤 부모들은 자녀가 아예 한 학년을 건너뛰도록 하는게 어떤지 논의하기도 한다. 학기제 대학의 경우 이 달 안으로 수천에서 수만달러의 학비를 내야 한다. 학교들도 융통성 있게 대처하고 있어 입학을 미루거나 휴학한 후에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그

러나 지금 해외여행을 할 수도 없고 취업시장도 터프한 상황에서 자녀가 갭이어 동안 딱히 할 일이 없다면 별로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대학상담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기하려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고 말한 버지니아 주 워터베리의 대학 카운슬러 카라 레이는 “이번 선거에서 자원봉사를 계획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캠퍼스에 가기로 선택한 학생들을 지원하는 것도 혼란스러울 수 있다. 배우인 앤 스미스의 아들 찰리 그로스는 지난 7월 LA의 집을 떠나 북가주의 험볼트 주립대학으로 갔다. 거기서 2학년이 된 그는 5명의 친구들과 함께 집을 렌트해 살고 있다. 스미스는 “다들 조심하는지 물어보면 아들은 ‘예, 예, 우리 모두 사회적으로 거리두기를 잘 하고 있어요’라고 하는데 정말 그런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LA의 보건정책분석가인 셰릴 댐버그의 경우 20세 딸은 UC 버클리에, 21세 아들은 UC 데이비스로 돌아갔는데 둘 다 캠퍼스 밖에서 아파트를 구해 살고 있다. “가장 힘든 것은 매일이 불안하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아프지나 않을지, 아니면 주변 사람들이 아픈 것은 아닌지, 멀리서 걱정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동적인 캠퍼스 상황에서 대학생 자녀를 가진 부모가 고려해야 할 질문이 세 가지 있다.

▲캠퍼스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

“감염 발발이 있을테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녀가 학교를 떠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UCLA 공중보건 필드 스쿨의 데보라 글릭 교수는 말했다. 이미 바이러스에 노출된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면 온 가족이 감염 위험에 놓이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캠퍼스에서의 모니터링 능력이 집에서 해줄 수 있는 것보다 좋을 수도 있다. 만일 집으로 데려오려면 뒷자리에 앉히고 모두 마스크를 쓴 채 창문을 열고 운전하는 예방수칙을 지킨다.

▲자녀가 아프면 어떻게 할까

장시간 운전하여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 자녀나 당신에게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닥터 말라니에 의하면 학교의 보건센터는 지난봄과 여름 내내 학생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을 많이 다뤄봤기 때문에 가벼운 코로나19 증세를 치료하는 데 익숙하다. 기숙사에 살고 있다면 학교에서 아픈 자녀를 다른 건물로 격리시킬 것이고, 아파트나 주택에 살고 있다면 방에서 격리하는 동안 친구가 음식을 가져다주면 된다. 대개의 경우 사나흘 앓고 나면 훨씬 좋아진다.

▲아이를 놀라지 않게 하려면

학교에 있는 자녀에게 전화해서 코로나바이러스 이야기부터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버지니아 대학의 심리학 교수 베타니 티치맨은 말했다. 수업은 어떤지, 친구는 많이 사귀었는지 등을 물어보면서 대화의 채널을 열어두라고 그녀는 조언했다.

불안감을 느끼는 학생들에게는 기분을 추적하고 정서적 웰빙을 개선할 수 있도록 고안된 코비드 코치(Covid Coach) 앱을 다운로드 하게하는 것도 좋다. 불안하든 안하든 학생들은 캠퍼스에 도착했을 때 전과는 상당히 달라진 환경을 만나게 될 것이다.

자녀가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는 등의 간단한 방역조치를 취함으로서 자신과 타인을 보호하도록 부모로서 격려하는 것이 좋다.<By Constance So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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