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일 퍼레이드서 총기난사···40여명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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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시카고 서버브 하이랜드 팍에서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행렬을 겨냥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직후 한 경찰관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현장 부근을 지나고 있다. <하이랜드파크=AP 연합뉴스>

서버브 축제행렬 총기 난사
최소 6명 숨지고 38명 병원 이송
20대 백인 남성 용의자로 체포
바이든 “총기와 싸움 포기 안해”

미국 최대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이 피로 물들었다.
4일 시카고 서버브 하이랜드 팍 지역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행렬을 겨냥한 무차별 총격사건이 일어나 6명이 사망하고 3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새로운 ‘총기규제 강화 법안’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일어난 참극에 미국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공격용 총기 퇴출을 비롯해 더욱 엄격한 법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다시 들끓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14분경 시카고 인근 하이랜드팍 시내 센트럴 길 인근에서 펼쳐진 독립기념일 퍼레이드 도중 발생한 총기사건으로 최소 6명이 숨진 가운데 부상자는 당초 26명에서 30명이 훨씬 넘어 38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사망자 중 5명은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나머지 1명은 병원에서 숨졌다.

하이랜드 경찰에 의하면 사건이 일어난 것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글렌뷰, 노스브룩 등의 북부 지역 하이랜드팍으로 오전 10시부터 독립기념일 퍼레이드가 시작된 후 14분이 지난 후였다. 총성이 울리자 수백 명의 퍼레이드 참가자를 비롯해 길거리에서 행진을 구경하던 주민들이 의자, 유모차, 담요 등을 내팽개치고 대피했다.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사건 당시 영상에는 50발 이상의 총성이 들렸다.
퍼레이드에 참가했던 주민은 “처음 총격이 시작되었을 때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축하 퍼레이드의 일부라고 생각했지만 , 계속 총성이 들리자 비명을 지르면서 각자 흩어지기 시작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주민 대부분이 백인으로 시카고 북쪽으로 25마일 떨어진 하이랜드 팍은 한인들도 다수 거주하는 동네이다.
하일랜드 서쪽 링컨샤이어에 거주하는 김영희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난 후 겁이 나서 집에서 외출을 하지 못했다면서 자녀들에게 까지 연락해 조심하라고 당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브래드 슈나이더 연방하원의원도 주류사회 방송에 출연해 이런 사건이 관할 구역에서 일어난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용의자가 검거되어 자세한 경위는 곧 밝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총격범은 인근 상업용 건물 옥상에서 퍼레이드 행렬을 향해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고성능 소총 1정이 발견되었다.
도주하다 검거된 용의자의 신원은 래퍼인 로버트 E. 크리모 3세로 사다리를 타고 건물 지붕에 올라 소총을 난사한 것이다.
한인 사회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전직 단체장이라고만 밝힌 김모씨는 하이랜드팍은 세금이 무척 높고 백인들이 주민의 대다수를 차지해 한인들이 많진 않지만 다수의 한인 비즈니스도 있다면서 이런 총기 사건이 더 이상 아주 먼 곳의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 착찹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이 총격 사건으로 인해 인근 에반스톤, 노스브룩, 디어필드, 글렌뷰, 글렌코 , 스코키 지역 등의 독립기념일 행사와 불꽃놀이는 전격 취소됐다.
사건 발생 9시간 만에 붙잡힌 용의자는 22세 백인 남성 로버트 크리모 3세로, 2019년 하이랜드파크 시장에 출마했던 지역 유지의 아들로 확인됐다.
용의자는 2020년부터 래퍼로 활동해 왔는데, 2021년 발매한 앨범에는 총기난사를 암시하는 노래 가사가 수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파악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건발생 직후 성명을 내고 “독립기념일에 미국 사회는 또다시 총기폭력에 충격을 받았다”며 “총기폭력 확산과 맞서 싸우는 것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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