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가난한 계층이 저렴한 주택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작 저소득층을 위해 마련된 주택 상당수가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시가 저렴한 주택으로 분류한 주택이 4,500채 이상, 전체의 약 16%가량 비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미국에서 가장 소득이 낮은 사람들이 가장 심각한 저렴한 주택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각 주 주택기관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공급된 저소득층 주택의 상당수는 지역 중위소득의 50% 이상을 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전국저소득주택연합(NLIHC)에 따르면 미국에는 약 1,100만 가구의 ‘극저소득’ 임차 가구가 있지만, 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저렴한 임대주택은 약 400만 채에 불과하다.
극저소득층은 1인 가구 기준 연방 빈곤선인 연소득 약 1만6,000달러 이하이거나, 거주 지역 중위소득의 30% 이하인 사람들이다. 이들은 전체 임차 가구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며 저임금 노동자와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노인 및 장애인 등이 포함된다.
이들 가운데 약 4분의 3은 소득의 절반 이상을 임대료와 공과금으로 지출하고 있다. 때문에 식료품과 의료비 등 다른 필수 지출에 사용할 돈이 거의 남지 않는다.
그러나 저소득층을 위해 마련된 주택이라고 해서 실제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연방정부의 저소득층 주택 세액공제(LIHTC) 프로그램을 통해 2024년 공급된 저렴한 주택 가운데 극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주택은 약 12%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주택은 지역 중위소득의 최소 50% 이상을 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오스틴의 경우 1인 가구 기준 연소득 약 4만7,000달러 수준이다. 반면 극저소득층 기준은 약 2만8,000달러 미만이다.
LIHTC는 지난 40년 동안 전국적으로 약 400만 채의 저렴한 주택 공급에 기여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주거 바우처보다 비효율적이고 비용도 많이 든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경제학자 크리스 에드워즈는 이 제도가 지나치게 복잡하고 관료적이어서 건설 비용을 크게 높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잡한 규정 때문에 제도를 관리하기 위한 법률·회계 관련 산업까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에드워즈는 “저렴한 주택에 보조금을 지급하려면 세입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제공해야 한다”며 주거 바우처 방식이 보다 직접적인 지원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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