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살인사건 누명 쓰고 합계 32년 복역…배심원단, 각각 6천만 달러 배상 평결
2003년 살인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옥살이를 했던 두 남성의 무죄 판결 이후, 시카고시가 막대한 법정 비용까지 부담하게 됐다.
연방법원은 최근 강압 수사로 오판 유죄를 받은 존 풀턴과 앤서니 미첼을 대리한 변호인단에게 시카고시가 변호사 비용 417만 달러(약 55억 원)를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는 시카고시가 오판 사건과 관련해 지불하는 변호사 비용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사건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0대 청소년이었던 두 사람은 시카고 남부에서 발생한 18세 청년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어 각각 31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두 사람을 사건과 직접 연결하는 물리적 증거는 전혀 없었다. 이들은 경찰의 신체적 폭력과 위협, 형량 감경 유혹에 못 이겨 허위 자백을 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결국 2019년, 쿡카운티 법원이 기존 유죄 판결을 뒤집고 재심을 명령하자 검찰이 기소를 취하하면서 이들은 복역 16년 만에 석방됐다. 재심 과정에서는 검찰이 풀턴의 알리바이를 입증할 결정적 CCTV 영상과 전자 열쇠 기록을 은폐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해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시카고 경찰의 위법 수사를 인정하며 두 사람에게 각각 6천만 달러, 총 1억 2천만 달러(약 1,600억 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시카고시 사상 최대 규모의 배상금에 이어, 이번에 변호사 비용 결정까지 내려지면서 시카고 납세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법원은 원고 측 변호인단의 민권 소송 전문성과 압도적인 승소 결과를 인정해 시카고시의 비용 제한 요구를 물리쳤다. 잘못된 공권력 행사와 증거 은폐가 한 인간의 삶을 짓밟은 것에 더해, 그로 인한 경제적 대가 역시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점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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