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자 추방 강화
▶ DC 연방 항소법원 판결
▶ 이민법원 심리 없이 가능
연방 항소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신속 추방(expedited removal)’ 정책을 전국적으로 다시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국경 인근에서 제한적으로 적용되던 즉각 추방 절차가 미국 전역으로 확대될 수 있게 됐다.
연방 항소법원 워싱턴 DC 순회판사 패널은 23일 2대1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의 손을 들어주며 신속 추방 제도를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이민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수 의견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저스틴 워커 판사와 네오미 라오 판사가 맡았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임명한 로버트 윌킨스 판사는 반대 의견을 냈다.
이번 판결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추방 정책의 핵심 수단을 되살린 것이다. 앞서 하급심은 지난해 8월 이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대해 수백만 명을 이민 법정 심리 없이 추방하려는 시도가 적법절차를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제동을 건 바 있다.
다수 의견을 작성한 워커 판사는 의회가 신속 추방 대상 선정 권한을 행정부에 위임했다고 판단했다. 그는 “오랜 기간 일부 이민자만 대상이 되었으나 2025년 1월 행정부가 이를 법이 허용하는 최대 범위까지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토안보부(DHS)가 체포된 이민자에게 ‘미국 내 2년 이상 체류 사실을 입증하면 신속 추방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개인이 어떻게 승소할 수 있는지까지 설명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적시했다.
신속 추방 제도는 원래 남부 국경 인근에서 체포된 불법 입국자를 대상으로 이민 법원 심리 없이 빠르게 추방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다. 대상은 일반적으로 미국 체류 기간이 2년 미만인 경우로 제한돼 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월 출범 직후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권한을 확대 부여해, 미국 내륙 깊숙한 지역에서 단속된 이민자에게도 해당 절차를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에서 2년 이상 체류를 즉시 입증하지 못할 경우 신속 추방 대상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이민 단체들은 이 정책이 사실상 광범위한 추방을 가능하게 하며, 미국에서 오랜 기간 거주하며 가족과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린 이민자들까지 위험에 노출시킨다고 주장해 왔다.
<황의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