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의회, 낙태권 판결 앞두고 연방대법관·가족 보호법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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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사진 들고 낙태권 보장 요구하는 시위대 <연합>

신변위협 커졌다 판단…연일 낙태관련 시위, 대법관 위협 사건도

연방의회가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판결을 앞두고 14일 연방 대법관과 가족에 대해 신변 보호를 제공하는 법안을 처리했다.

미 하원은 이날 연방 대법원장이 필요를 인정할 경우에 대법관은 물론 고위직의 가족으로 경호를 확대하는 내용의 ‘대법원 치안균등법안’에 대해 표결을 해 찬성 396표, 반대 27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앞서 지난달 상원을 통과했기 때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해 공포하면 입법과정을 마무리하고 발효되게 된다.

상원에서 법안을 처리한 뒤 하원 민주당은 대법원의 재판연구원이나 다른 직원들의 가족에 대한 경호까지 법안에 명기하려고 수정을 시도했지만, 상원 공화당 지도부가 반대하면서 결국 기존 법안대로 처리됐다. 법안은 연방대법원의 낙태권에 대한 최종 판결 시점이 임박하면서 대법관은 물론 그 가족에 대한 신변 위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처리됐다.

연방대법관들은 이미 법률에 따라 경호를 받고 있다. 앞서 연방대법원이 여성 낙태권 관련 법안을 심리 중인 상황에서 대법원이 지난 50년간 낙태권 보장의 근거가 됐던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방침을 정했다는 내용의 결정문 초안이 지난달 언론에 유출되면서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당시 대법원은 최종 결정되지 않은 초안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이어서 이 초안이 최종적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낙태문제는 미국에서 가장 분열적인 이슈 중 하나다. 낙태권 지지자들은 초안이 보도된 이후 연일 대법원 청사와 대법관 자택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8일엔 한 남성이 ‘대법관들을 죽이고 싶다’며 보수 성향인 브랫 캐버노 대법관의 자택 인근에 총을 들고 나타났다가 체포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결정문 초안 유출과 대법관 위협 사건 이후 경찰은 대법원과 대법관에 대한 방호 및 경호 인력을 추가 투입한 상태다.

한편 이 법안과 별개로 연방대법원은 모든 연방 판사에 대한 경호 강화를 위한 별도 입법을 의회에 요청했다. 미 연방보안관실(USMS)에 따르면 미국 판사들이 작년에 받은 위협건수는 총 4천511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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