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TEM 갱신도 3만달러
▶ “사기·저임금 노동 차단”
▶ 유학생 취업·채용 타격
▶ 한인 학생·업체들 영향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대학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의 취업 프로그램인 OPT(선택적 실무 연수·Optional Practical Training)에 첫 신청 때 7만달러, 이후 추가 신청 때마다 3만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학생이 직접 연방정부에 내는 방식은 아니지만, 학교가 부담해야 하는 거액의 비용이어서 대학들이 유학생의 OPT 추천을 꺼릴 경우 한인 유학생들의 졸업 후 취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방 국토안보부(DHS)는 7일 F-1 유학생의 OPT 참여를 추천하는 학교에 학생 1명당 첫 OPT 신청시 7만달러, 이후 OPT 신청에는 3만달러를 부과하는 규정안을 발표했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전공자의 2년 연장 프로그램도 추가 신청에 해당할 경우 3만달러가 적용된다.
OPT는 F-1 유학생이 재학 중 또는 졸업 후 자신의 전공과 관련된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며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일반 전공자는 졸업 후 최대 1년, STEM 전공자는 추가 2년을 포함해 최대 3년간 미국에서 일할 수 있어 유학생들이 졸업 후 H-1B 등 취업비자로 진로를 이어가는 중요한 통로로 활용돼 왔다.
DHS는 이번 조치가 OPT를 둘러싼 사기와 제도 악용을 막고 미국인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허위 고용관계나 유령회사 등을 이용해 OPT 자격을 유지하는 사례가 적발됐으며, OPT 규모가 커지면서 이민당국의 관리·감독 부담도 크게 늘었다는 주장이다. DHS는 OPT가 저임금 외국인 노동력을 공급하는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4년에는 약 20만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OPT를 통해 취업허가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STEM 분야에서 OPT로 일한 외국인 학생은 16만5,000명 이상으로, 미국의 대표적인 전문직 취업비자인 H-1B를 통해 입국한 외국인보다 많았다.
하지만 대학과 국제교육계에서는 거액의 수수료가 사실상 OPT 이용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대학들은 해외 유학생을 주요 등록금 수입원으로 유치하고 있으며, 유학생 입장에서도 미국 대학 졸업 후 전공 분야에서 일정 기간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미국 유학을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국제교육 관련 단체인 NAFSA는 유학생 인재와 경험을 미국에서 몰아내는 것은 미국의 혁신과 경제성장, 인력개발 및 국제 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미국에 처음 입국한 유학생 수는 전년보다 17% 감소했으며, 일부 대학에서는 신규 유학생이 30~40%까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 유학생들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졸업 후 OPT를 통해 미국 혹은 한인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H-1B 취업비자나 장기 체류를 추진하는 유학생들에게는 학교가 OPT 추천을 주저할 경우 미국 내 취업 기회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 기업 역시 유학생 채용을 위해 학교가 거액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유학생 채용을 기피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조치는 아직 규정안으로, 연방관보 게재 후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돼야 한다. DHS는 의견수렴 기간을 30일로 제시했으며, 최종 규정이 확정될 경우 시행까지 60일의 준비기간을 두겠다고 밝혔다. 대학과 기업, 이민 관련 단체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노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