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정한 러시아의 평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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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공격을 받아 벽면이 너덜너덜한 잔해물 더미로 변한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아파트 건물 앞에서 25일(현지시간) 이곳에 살던 한 여성이 절규하고 있다. <연합>

침공 이틀째, 키예프 장악 시도
러군, 우크라군 200명 사살
미국·EU 등 푸틴 제재 발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째인 25일에도 미사일 등으로 우크라이나 동서남북 사방에 동시다발 공격을 가하며 진군을 계속했다. 일부 러시아군 부대는 수도 키예프 외곽까지 진격해 저지하는 우크라이나군과 교전을 벌였다.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친러시아 반군이 러시아군의 화력지원을 받으며 정부군의 방어선을 뚫고 전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 방안을 협상하기 위한 회담을 추진했으나 회담장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이 키예프 장악을 위해 진격을 계속하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날 오후 시내서 포성이 들리고 도시 서쪽에선 격렬한 총성이 났다고 목격자들이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예프 시장은 “시 북부에 있는 발전소 인근에서 3~5분 간격으로 다섯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며 “긴급대응팀이 출동해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키예프와 가까워짐에 따라 시내 모든 다리를 보호하고 특별 통제하고 있으며, 시내 전략 시설에 검문소를 설치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과장 없이 말하자면, 키예프의 지금 상황은 위협적”이라고 털어놨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군이 키예프 외곽 호스토멜 공항으로 공수부대를 성공적으로 침투시키는 작전을 수행했다”면서 “공항 장악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200명 이상이 사살됐으며 러시아군 손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날 작전에서 211개 우크라이나 군사인프라가 기능을 상실했다”면서 “17개 지휘소와 통신소, 39곳의 레이더 기지, 19대의 대공미사일 등이 파괴됐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투기 6대·헬기 1대·드론 5대 등 항공기 12대를 격추했고, 67대의 탱크와 장갑차, 16문의 다연장로켓포 등도 파괴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선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군이 21km를 진격해 트료흐이즈비욘카 마을을 점령했고,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군은 우크라이나 민병대의 방어선을 뚫고 볼노바하시까지 25km를 진격했다고 소개했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2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를 제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이번 침공 사태에 대한 서방의 심각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연방재무부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함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 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발레리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참모총장 격)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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